초고령사회 접어든 일본…사망자 증가에 따라 장례문화 간소화 추세
패스트푸드 매장에서나 보던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 시스템이 장례식에 적용된다면 어떨까? 일본의 한 장례업체가 ‘드라이브 스루 장례’ 서비스를 도입해 화제다.
일본 영자매체 재팬타임스는 장례업체 관혼상제 아이치그룹(Kankon Sousai Aichi Group)이 오는 12월 나가노 우에다에 일본 최초 ‘드라이브 스루 장례식장’을 개관한다고 보도했다.
관혼상제 아이치그룹의 오가와 마사오 대표는 드라이브 스루 장례를 두고 “노약자나 장애인 등 신체활동이 불편한 조문객을 위해 도입한 시스템”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장례업체를 운영하는 동안 휠체어를 타거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에게 장례식 조문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봤다”며 “이 시스템 도입을 통해 바쁜 직장인도 편리하게 조문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일본에선 노인이 스스로 자신의 임종과 장례를 준비하는 셀프장례, 이른바 슈카쓰(終活)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 유통업체 이온에 따르면 도쿄 등 간토지방을 중심으로 지난 2009년부터 300회 이상 개최된 슈카쓰 페어는 큰 인기를 끌었으며, 최근에는 접근성이 좋은 동네 마트에서도 진행될 만큼 일상적 풍경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셀프장례, 슈카쓰 페어는 노인이 직접 관에 들어가는 입관체험과 사후 가족과 지인에게 남기는 ‘엔딩 노트’ 작성, 자신의 묘지 비용과 재산정리 정보 등을 제공한다.
이 같은 슈카쓰 열풍을 두고 업체 관계자는 “가족 구성이 핵가족화되면서 임종을 앞둔 노인이 죽음으로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장례를 스스로 미리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핵가족화와 더불어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일본 사회의 장례문화도 점차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사양길에 접어든 직업(?)도 생겨나 눈길을 사로잡는다.
과거 일본 전통 장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절차였던 승려의 ‘장례사’가 장례문화 간소화 추세에 따라 자취를 감춘 것이다. 생계의 위협을 느낀 승려들이 ‘삶의 끝 산업 박람회(Life Ending Industry Expo)’에 참가, 독경과 장례사 실력을 겨루는 ‘아름다운 승려 콘테스트’를 펼쳐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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