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에 대한 우호적인 태도는 19세기 후반부터 달라지기 시작해 미국에서는 1930년대에 보험회사들이 고객들의 몸무게를 심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2차 대전 이후 음식이 풍족해지면서 비만이 늘기 시작해 1980년대 이후 비만인구가 급증하면서 비만이 건강에 많은 문제를 일으키자 급기야는 건강의 주적의 하나로 취급받는 신세가 됐다.
음식이 소화돼 장에서 포도당이 흡수되면 혈당이 급격히 올라간다. 이를 확인한 췌장에서는 인슐린을 분비해 혈당을 세포 안으로 들여보내 사용하게 하는 한편, 사용하고 남는 혈당은 간과 근육, 조직에서 글리코겐으로 바꿔 저장하게 하는데, 저장되는 글리코겐은 약 500g으로 2000kcal의 에너지를 비축하는 셈이 돼 하루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간과 근육, 조직에 글리코겐으로 저장하고 남는 포도당은 간에서 지방으로 바꿔 지방세포에 비상식량으로 저장하는데, 그 양은 글리코겐보다 훨씬 많으며, 특히 복부에 많이 저장한다. 우리가 10일 정도 금식해도 몸에 큰 무리가 가지 않는 것은 바로 이 지방 덕분이다. 이처럼 비상시에 에너지원이 되는 지방은 고마운 존재지만, 비축이 비만으로 발전하면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비만인지의 여부는 흔히 체질량지수(BMI; Body Mass Index)를 계산해 25 kg/㎡이상(서양인들은 30이상)이면 비만으로, 23이상(서양인들은 25이상)이면 과체중으로 분류한다. 체질량지수는 체중(kg)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눠 계산하는데, 키 170cm와 160cm인 사람이 각각 72.25kg와 64kg을 넘으면 비만으로, 66.47kg와 58.88kg을 넘으면 과체중으로 보면 된다.
2015년 우리나라의 비만율은 33.2%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데, 남자의 비만율 39.7%는 여자 26.0%보다 훨씬 높다. 2015년 OECD국가들의 평균 비만율은 19.5%인데, 체질량지수 30이상을 기준으로 산출한 것이어서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다이어트에 대한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비만율이 쉽게 개선되지 않는 현실을 볼 때 비만을 이기기 위해서는 지혜와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김재호 한양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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