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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배 "눈 앞 이익보다 브랜드 가치 "…실적 악화에도 구매 제한 '초강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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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부터 온ㆍ오프 면세 채널서 적용
'브랜드별 20개' 기준 없애고 '상품별 수량' 소폭 늘려
설화수 등 5개까지, 프리메라 등 10개까지만 구매 가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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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면세점 구매 제한 강화'라는 초강수를 뒀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이후 보따리상(따이공)들로 인해 어지러운 면세 시장의 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다.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는 어려운 경영 환경에도 불구하고, 업계 1등이라는 책임감에서 비롯됐다.

4일 화장품 및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이날부터 롯데ㆍ신라 등 국내 면세점 온ㆍ오프라인 채널에서 구매 제한 수량을 기존보다 최대 75%까지 축소했다. 오프라인 면세점의 경우 지난 1일부터 정책이 시행됐다.
변경된 면세점 정책에 따르면 기존의 오프라인 정책인 '동일 브랜드 내 상품별 최대 10개(세트 구매시 5개ㆍ쿠션류 호수별 최대 10개)'는 설화수ㆍ라네즈ㆍ헤라ㆍ아이오페ㆍ아모레퍼시픽의 경우 '브랜드별' 최대 5개로 바뀌었다.

기존에 구매 제한이 없었던 프리메라ㆍ마몽드ㆍ리리코스는 '브랜드별' 최대 10개라는 규정이 신설됐다.

온라인 기준은 더 강화됐다. 기존에는 '브랜드별로 최대 20개'까지 구매 가능했지만, 이번 규제 강화로 설화수ㆍ라네즈ㆍ헤라ㆍ아이오페ㆍ아모레퍼시픽의 구매 가능 수량은 브랜드별 최대 5개로, 기존 대비 최대 75%까지 감소했다.
서 회장이 화장품 구매 수량 '완화'가 아닌 '제한'이라는 정반대의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다. 사드 배치 이후 매출 올리기에 혈안이 된 국내 면세채널에서는 따이공들을 중심으로 무분별한 판매가 이뤄졌다. 서 회장은 이 과정에서 브랜드 이미지는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판단했고, 이에 대한 긴급처방으로 '구매 제한 강화' 정책을 편 것.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최근 보따리상의 구매가 과도하게 성행하다보니 시장이 혼란스러워져 글로벌 경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보따리상이 아닌 일반 고객이 보다 원활하게 자사 제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구매제한을 강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을지로 롯데면세점 본점에 긴 대기줄이 서 있다. 이들의 대부분은 물건을 전문적으로 구매해 파는 대리판매상들이다.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을지로 롯데면세점 본점에 긴 대기줄이 서 있다. 이들의 대부분은 물건을 전문적으로 구매해 파는 대리판매상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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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국 관광상품 판매 금지 조치가 내려진 지난 3월15일 이후 면세점 등 국내 관광산업 전반은 큰 타격을 입었다. '큰손'이던 방한 요우커 수 감소로 화장품업체들의 면세 매출도 직격탄을 맞았다. 면세는 전체 매출에서 20~3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사드 충격'에 아모레도 전사적으로 매출 올리기 전략에 돌입했다. 지난 4월 대표 브랜드 설화수ㆍ라네즈의 온라인 면세점 구매 수량은 기존 '상품별 3개'에서 5개로 확대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설화수는 지난 3월 인터넷며넷점서 폐지했던 적립금 제한도 부활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실적 만회는 불가능했다. 지난 3월 이후 '요우커 절벽' 여파가 담긴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액은 1조205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7.8% 급감한 1016억원을 기록했다.

서 회장은 장기적인 안목에 초점을 두고 경영 방향을 전면 수정했다. 브랜드 가치를 살리기 위해 단기 매출을 포기하면서 구매수량 제한을 강화한 것. 시장에서도 서 회장이 사드로 인한 매출 타격에도 브랜드 가치를 살리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상반기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사업 부문 전체 매출은 2조529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8932억원)보다 12.6% 감소했다. 특히 화장품 사업 매출 가운데 면세점 비중은 24%로 지난해 같은 기간(26.2%)보다 2.2%P 더 줄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내수시장을 받치고 있던 게 중국인 관광객"이라며 "중국인 관광객을 제외한 내수 지표는 원래 좋지 않았기 때문에 상품과 서비스 혁신으로 이를 다잡아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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