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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약을 탈모에"…탈모인 편법 처방 부추기는 병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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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약을 탈모에"…탈모인 편법 처방 부추기는 병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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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프로페시아(탈모 치료제ㆍ상표명)' 한 달 치 값으로 넉 달 먹을 수 있는 약이 있는데, 처방해드릴까요?"

 탈모 때문에 약을 먹고 있는 직장인 김모(28)씨는 치료제를 처방받기 위해 서울 마포구의 한 가정의학과를 찾았다가 의사로 부터 이 같은 말을 들었다. 김씨가 복용하고 있던 약은 전문의약품인 프로페시아였다. 이 의사는 이보다 싸고 효과적인 처방이 있다며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인 '씨엠피나'를 4등분해 복용할 것을 권했다. 그리고 진료비로 5만원을 청구했다.
 이 처럼 비싼 약값 때문에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탈모 환자를 겨냥해 동일 성분의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를 편법 처방하는 병원들이 늘고 있다.

 프로페시아에는 특정 남성 호르몬을 억제함으로써 탈모와 전립선비대증에 효과를 나타내는 피나스테리드(finasteride)가 한 정당 1mg 들어있다.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에는 한 정당 이 성분이 5mg 함유돼 있다. 4등분된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는 피나스테리드 함량이 1.25mg이 되면서 프로페시아보다 0.25mg 많아진다.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는 보험 적용이 되는 반면 탈모 치료제는 적용대상이 아니다. 탈모 치료제는 한 달 치 가격이 6만원 안팎인데 비해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를 4등분해 복용할 경우는 5분의 1수준인 1만2000원 정도로 저렴하다. 편법 처방이 성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온라인 탈모 커뮤니티에는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를 4등분하는 방법이나 이를 처방해주는 병원 정보가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그러나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를 탈모 치료 목적으로 처방하는 것은 편법이다. 의료법 제22조 3항에 따라 의사는 진료기록부를 거짓으로 작성해서는 안된다.

 또 발기부전이나 성욕 감퇴 등 부작용의 위험이 크다. 이세원 연세리앤피부과 원장은 "탈모에 피나스테리드 1mg을 처방하는 이유는 효과가 좋으면서도 부작용이 가장 적기 때문"이라며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를 4등분해 피나스테리드를 초과 복용하면 그만큼 부작용 가능성이 올라간다"고 경고했다.

 잘라진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를 여성이 만질 경우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이 원장은 "코팅돼있는 약을 자를 경우 가루가 나오는데 이를 임산부가 만질 경우 피부로 흡수돼 태아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를 탈모 치료 목적으로 복용하고 있는 남모(38)씨는 "탈모 치료제는 평생 복용해야 하는데 프로페시아는 가격이 너무 부담스럽다"며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한편 정부가 지난 9일 발표한 건강보험 개편안에서도 탈모를 의료보험 대상에서 제외했다. 탈모 치료는 미용 목적이라는 것이 이유다. 정부의 이 같은 정책이 편법 처방을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준영 기자 labr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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