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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필 관악구청장 "휴가는 자신에 대한 최고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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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구청장 휴가에 대한 자신의 생각 글 올려 직원들 휴가 잘 보낼 것 주문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휴식은 자기 자신에 대한 최고의 선물이다. 독일 언론인 울리히 슈나벨은 “휴식은 혹사시킨 자기 자신과의 화해"이며 "아무 것도 하지 않는 휴식은 책상 앞에 앉아 있을 때보다 훨씬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낸다"라고 말한다’

유종필 관악구청장이 9일 ‘유종필의 관악소리’라는 블로그 글을 통해 휴가에 대한 애찬론을 펼쳤다.
유 구청장은 “몇 해 전 시장 ·군수 ·구청장 모임에서 여름휴가가 화제에 올랐다. 보름 간 산간오지에 틀어박힐 예정이라 하니 모두들 그래도 괜찮겠느냐고 걱정한다. "그럼 호랑이에게 물려갈 일 있겠어?"라고 시치미를 뚝 뗐던 기억이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은 휴가도 없이 일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어떤 이는 그것을 내세우기도 한다”고 말을 이끌었다.
몇 해 전 휴가를 즐기는 유종필 관악구청장

몇 해 전 휴가를 즐기는 유종필 관악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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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휴가철이 절정이다. 무더위도 마지막 기승이다. 이 짜증나는 무더위에도 구청 직원들은 묵묵히 일한다. 공무원들은 대체로 무표정이다. 공무원이라고 감정이 없을 리 없다. ‘달다 쓰다’‘덥다 춥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을 뿐이다. 다들 여름휴가는 갔다 왔는지?

민선5기 관악구청장으로 취임한 해 휴가와 관련한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년 구청장이 되어서 보니 직원들이 휴가를 쓸 때 눈치를 많이 보는 것 같았다. 국장, 과장, 동장들이 연월차를 쓸 때 구청장실에 와서 신고를 하는 것이었다. 쑥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휴가의 목적이나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무슨 신고냐고 하니 오래된 관례라고 한다”고 전했다.

그래 휴가 갈 때 구청장에 대한 신고를 하지 않도록 지시했다. “휴가는 법으로 보장된 권리이다. 권리로서의 휴가를 자유로이 사용할 것과 부하 직원들이 휴가 갈 때 이유를 묻지 않도록 반복해서 강조했다”고 말했다.

본인 스스로 시범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 수시로 휴가를 사용한다고 했다.
구청장 하나 빠지면 여러 사람에게 좋다. 우선 구청장 좋고, 국·과장 등등 모두들 심리적으로 편안해지기 때문이란다.


차관급인 국회도서관장 재직 시절 경험도 소개했다.

그는 “직속상관은 임명권자인 국회의장뿐이다. 의장이 업무에 관여하거나 지시를 내리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런데도 의장 해외출국 때 인천공항에 나가 전송하고 나면 그렇게 홀가분하고 자유로울 수 없다. 며칠 뒤 의장 귀국에 마중 나갈 때는 반대가 된다. '아하! 상급자라는 것은 존재 자체가 부담스러운 것이로구나' 깨달았다. 그래서 일과 후에 가급적 청사에 남아 있지 않고, 일과 중이라도 되도록 자주 비켜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유 구청장은 특히 여름 휴가가 되면 부인, 아들들과 함께 깊은 산속에 들어가 텐트를 치고 책도 읽고 오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여름휴가 때는 텐트를 치고 자연 속으로 들어가 신선놀음을 즐기곤 한다. 세상과 멀리 떨어질수록, 불편할수록 질 높은 휴가이다. 온갖 이름 모를 곤충·벌레들과 친구하다 더불어 잠들고, 새들의 재잘거림에 눈뜨고, 시간표 없이 빈둥거리고 먹고 자고 읽고… 그러다 또 잠들고… 간섭할 일도, 간섭받을 일도 없는 무한대의 자유 세상이다. 도시에서 찌들대로 찌든 가엾은 내 수억 개 허파 꽈리가 정화됨을 느낀다. 진정한 영혼의 자유를 누린다”고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소아마비 백신을 개발해낸 미국의 조너스 소크는 연구가 한계에 봉착하자 배낭을 꾸려 이탈리아로 떠났다. 폐신전의 높은 기둥 사이를 걷다 문득 아이디어가 떠올라 마지막 고리를 풀었다고 전했다.
여름 휴가지에서 바둑을 두는 유종필 관악구청장(왼쪽)

여름 휴가지에서 바둑을 두는 유종필 관악구청장(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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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도 비슷한 경험을 하곤 한다고 했다. 오래 궁리하여 오던 문제를 관악산 계곡이나 둘레 길에서 문득 풀어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것이다.

숲과 바다와 냇물은 뇌에 산소를 공급한다. 잘 놀아야 잘 일할 수 있고, 잘 일해야 잘 놀 수 있다. 달콤한 휴가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일을 잘하기 위해 마음껏 휴가를 즐겨 보자고 맺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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