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 때문에 살았다, 40대 남자 제주바다 추락 '3시간 공포표류기'

사진=제주해양경비안전서

40대 남성이 여객선에서 떨어져 바다에 빠졌다가 3시간 만에 해경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이 남성은 바다로 추락한 뒤 옷가지가 든 가벼운 가방을 꼭 안고 있어 긴 시간 바다에 떠서 버틸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오전 7시 38분께 제주시 추자도 남동쪽 16km 해상에서 여객선으로부터 바다로 떨어져 실종된 고모(47)씨를 해경 경비정이 발견해 구조했다.

구조 당시 고씨는 옷가지가 든 배낭을 안고 얼굴이 하늘을 향해 바로 누운 채로 바다에 떠 있었다. 의식은 있었으나 체력이 떨어져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해경 조사 결과 고씨는 전남 목포에서 여객선을 타고 제주로 오다가 추자도 남동쪽 18㎞ 지점에서 바다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됐다.

해상으로 추락해 실종된 추정 시간은 오전 4시 40분께다. 망망대해에서 3시간 가까이 조류 흐름에 따라 2㎞를 둥둥 떠다니며 구조를 기다렸다.

해경은 "배낭에는 방수 기능이 어느 정도 있는 데다, 그 속에 옷가지만 있어 무게가 가벼웠다"며 "고씨가 배낭을 안고 있어서 물 위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고씨를 빠르게 구할 수 있었던건 여객팀장의 순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종 신고를 한 여객팀장은 갑판을 돌아다니던 고씨를 눈여겨보던 중 고씨가 30분 째 배에서 보이지 않아 해경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고씨가 회복하는 대로 여객선에서 떨어지게 된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아시아경제 티잼 하나은 기자 onesilver@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