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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저임금 얼마나 올랐나…첫 임금, 짜장면 한그릇 값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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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첫 최저임금 460원대, 담배 한갑도 못사
노동계 "실제 최저임금 미만 근로자 200만명 달해"
경영계 "지불능력 부족…도산 불가피"


대한민국 최저임금 얼마나 올랐나…첫 임금, 짜장면 한그릇 값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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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문재인 정부가 대선공약으로 내세웠던 '최저임금 1만원 인상'과 관련해 노동계와 경영계가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정부가 예고한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 수준으로 올리기 위해선 연평균 15% 이상 인상해야 한다.
노동계는 저소득층 소득보전을 위해서는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이 최선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경영계는 지급할 능력이 안돼 불법 사업장 양산과 줄도산을 초래한다고 맞서고 있다.

◆최저임금, 1988년 첫 도입…올해까지 29차례 인상 '14배'= 최저임금은 고용자가 피고용인을 저임금으로 부리는 착취를 막기 위해 정부에서 정한 피고용인에게 지급해야 할 최소한의 임금이다.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소비활성화를 위해 세계 각국은 법과 규정으로 최저임금을 정하고 있다.

매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1988년 첫 도입됐다. 섬유·식료품 등 저임금업종 12개를 1그룹으로, 나머지 담배·화학 등 16개 업종을 2그룹으로 구분한 뒤 각각 462.5원, 487.5원으로 책정했다. 당시 담배 한갑이 600원, 짜장면 한그릇이 700원인 점을 감안하면 1.5시간가량 일해야 담배 한갑을 사거나 짜장면 한그릇을 사먹을 수 있었다.
첫 도입 이래 올해까지 29차례 인상됐다. 1998년 475원(1·2그룹 평균)에서 올해 6470원으로 14배 정도 올랐다. 최저임금의 연평균 증가율은 9.42%였다.

특히 1989년부터 1992년까지는 매년 최저임금 인상률이 10%를 훌쩍 넘었다. 당시 임금이 워낙 박했기 때문이다. 1993년부터 IMF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까지는 6~9%대 안정적 인상률을 이어가다 IMF 한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998~1999년은 각각 2.7%, 4.9%로 소폭 인상에 그쳤다.

하지만 한국경제가 위기에서 벗어난 2000년부터 2004년까지는 최저임금이 다시 연평균 10% 이상 인상됐다. 그러나 2007년(전년 대비 12.3% 인상) 이후로는 매년 임금 상승률이 10%를 밑돌았다. 박근혜 정부 임기 중 결정 고시한 2014~2017년 최저임금의 연평균 증가율은 7.42%에 불과했다.

2000년부터 올해까지 최저임금은 1865원에서 6470원으로 3.5배가량 뛰었다. 현재 담뱃값은 한갑에 4500원, 짜장면 한그릇은 6000원 안팎이다. 물가인상보다 최저임금의 실질가치는 더 오른 셈이다.

시간당 최저임금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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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도 못 받는 근로자 280만명= 한국은행이 지난해 발표한 '최근 최저임금 동향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최저임금도 못받는 근로자는 280만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14.6%에 달했다. 당시 한은은 이 비율이 내년(2017년)에는 313만명(16.3%)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저임금 기준 하루 8시간 근무자의 일당은 5만1760원, 주 40시간 근무기준 월급은 주휴수당 포함 135만2230원이다. 근로자 6명 중 1명은 월소득이 135만원도 채 안된다는 분석이다.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최저임금 미만 근로자 비율은 해마다 상승하고 있다는 게 노동계 측 주장이다. 최저임금 미만율이란 임금 근로자 중 최저임금보다 적은 금액을 받는 근로자들의 비율이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2009년 8.4%까지 치솟았던 최저임금 미만율은 이후 정부의 대대적인 단속에 힘입어 2012년 3.9%까지 낮아졌으나 이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2013년 4.1%, 2014년 4.9%, 2015년 6.2%다.

노동계에서는 실제로 최저임금 미만 근로자가 통계에 잡히는 것보다는 월등히 많다고 주장한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고용부, 통계청 등 기관에 따라 최저임금 미만 근로자의 수도 다르다. 현장의 목소리를 고려할 때 노동계에서는 최저임금 미만 근로자가 2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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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과 종업원 소득 역전된다= 정부의 계획이 실현되기 위해선 앞으로 3년간 매년 15.7%씩 최저임금이 올라야 한다. 이는 최근 5년간 연평균 인상률(8.2%)의 약 두배 수준이다.

당장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고용 축소와 대규모 폐업 등 역풍을 야기할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2015년 기준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의 월평균 수익은 228만원, 주 5일 하루 8시간 근무하는 최저임금 근로자의 주휴수당 포함 월급은 133만9200원이다.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오르면 최저임금 근로자의 월급은 209만원으로 75만원가량 오르고 그만큼 가맹점주의 수익은 줄어든다. 사장과 종업원의 소득이 역전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산하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최근 최저임금 1만원 적용시 외식업계가 맞게 될 변화를 추정해본 결과, 인건비 부담이 대폭 가중돼 2년 후 점주의 수입이 직원의 급여보다도 적어질 것으로 파악됐다.

또 외식업계가 현재의 인건비 비율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2020년까지 현재 외식업 종사자의 13%가 일자리를 잃는 상황을 맞이할 것으로 나타났다.

2018~2020년의 외식업계 인건비 및 경영구조의 변화를 살펴보니 최저임금 인상률 15.7%가 적용되는 첫 해인 2018년에는 인건비가 전년대비 약 2조1000억원이 늘어난다. 이후 해마다 약 2조4000억원, 약 2조7000억원이 추가로 늘어나 2020년에는 올해(추정치)에 비해 7조1000억원 가량이 증가한 약 22조5000억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2017년 기준 약 10.5%였던 영업이익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해 2020년에는 1.7%로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부분은 2년 후인 2019년에 이르면 외식업체 사업주가 한 해 동안 벌어들이는 수입(680만 원)이 같은 해 종업원 1명에게 지급해야 하는 평균 지급액(860만 원)보다도 적어지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자칫 최저임금 인상이 저소득층의 소득을 늘리기는커녕 그들의 소중한 일자리를 빼앗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는 것이다. 실제 2011~2014년의 평균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인 16.1%로 2018~2020년의 인건비 비중을 고정시켜보면, 첫해인 2018년에 일자리를 잃는 종사자 수는 대략 10만 명 정도이며, 2020년까지 실직자 수가 누적 27만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돼 전체 외식업 종사자의 13%가 실직하는 상황을 맞이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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