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맨스(bromance)'는 남자들의 진한 우정을 일컫는 표현이다. 그렇다면 여자의 우정은 뭐라고 부를까. 요즘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시스맨스(sismance, sister + romance)'라는 신조어를 쓴다.
멋진 언니들의 시스맨스 사례 하나.
둘 다 미국에서 굉장히 잘 나가는 코미디언이자 방송 작가다. 두 사람은 유명한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서 처음 만나 뉴스 코너인 '위크엔드 업데이트'를 함께 진행했다. 여성 2명이 공동 앵커를 맡은 건 프로그램 사상 최초였다.
티나와 에이미는 지난 2013년부터 3년 연속 골든글로브 시상식 진행자로 함께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2015년 골든글로브 시상식 때에는 과거 수십명의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던 코미디계의 대선배 빌 코스비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당당하게 하고 싶은 말을 하는 두 사람에게 네티즌의 찬사가 쏟아졌다.
티나는 에이미에게 '반했던' 순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에이미가 SNL에 막 합류했을 때였다. 리허설 도중 한 남자 배우가 에이미의 농담에 "그만해. 하나도 안 귀여워"라고 정색하자, 에이미는 "네가 좋아하든 말든 상관없어. 빌어 먹을…"이라고 되받았다.
티나는 그 순간 "에이미는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할 생각이었고 누가 좋아하던 말던 신경 쓰지 않았다. 나는 너무 행복했다. 내 친구가 여기 있어! 내 친구가 여기 있어!"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에이미도 자서전 '예스 플리즈(Yes Please)'를 통해 티나의 편지에 화답한다. "애 키우면서 티브이쇼를 만드는 것, 그리고 여자로 사는 것 자체가 힘들다. 이런 이상한 인생을 함께 할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지". 여성에 대한 편견과 차별로 가득한 세상에 맞서 함께 싸우는 친구에게 보내는 최고의 찬사였다.
아시아경제 티잼 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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