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문준용(35)씨와 관련된 조작된 제보내용이 지난 5월1일 국민의당의 중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었던 박지원 전 대표의 휴대전화로 전달 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박 전 대표가 해당 내용을 발표 전까지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김관영 국민의당 진상조사단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현재까지 나온 증거에 의하면 박 전 대표는 5월5일 이전까지 (해당 제보내용을) 인지하고 못하고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이 전 최고위원이 자료를 전송한 휴대전화(뒷 번호 *6**)는 박 전 대표가 아닌 A 비서관이 소지하고 있는 상태였다. 당시 박 전 대표는 제주도에 있었고, 대선캠프로 파견을 나간 A 비서관은 이날(5월1일) 뉴미디어팀의 영상촬영을 위해 경남 산청군으로 출장을 간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 비서관은 당일 오후 7시께 서울로 복귀해서야 내용을 확인했다.
앞서 박 전 대표는 지난해 탄핵사태와 관련해 많은 항의메시지로 곤욕을 치른바 있다. 이에 따라 박 대표는 기존 휴대전화(*3**) 대신 새 휴대전화(*6**)를 마련했으나, 이마저 노출되면서 선거 당시에는 새 휴대전화(*6**)를 A 비서관에게 맡기고 기존 휴대전화(*3**)를 다시 사용하고 있었다.
김 단장은 또 박 전 대표의 휴대전화 2대, A 비서관의 휴대전화를 분석한 결과 실제로 관련 된 내용이 카카오톡이나 바이버,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전달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후 당 공명선거추진단과 접촉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아울러 나흘 뒤인 5월5일, 문준용씨 관련 제보를 발표한 직후(오후 1시25분) 박 전 대표에게 A 비서관이 소지한 새 휴대전화를 통해 녹취록을 전달했다.
김 단장은 우선 이 전 최고위원이 박 전 대표에게 지난 5월1일 제보를 전달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발견된 이유에 대해서는 "(A 비서관이 이를) 잊고 있다가 최근 (조작 사건이) 문제가 되고, (박 전 대표가) 모 기자로부터 확인요청을 받았다고 한다"며 "박 전 대표가 자신이 쓰는 기존 휴대전화에는 없다고 해서 그제서야 A 비서관이 확인해 보니 5월1일에 (자료가) 들어와 있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김 단장은 아울러 A 비서관 또는 이 전 최고위원이 5월 2~4일 사이에 박 전 대표에게 구두 보고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 전 최고위원은 최초(1일) 자문을 구하려고 했지만 답이 없어 그 다음에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하고, A 비서관도 (선거시기에) 정신없이 돌아다녀 이 부분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다만 김 단장은 문자메시지 삭제 등도 확인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그것까지 확인하기는 현실적으로, 기술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어 남아있는 내용을 조사했다"고 전했다. 공명선거추진단 관계자들이 박 전 대표에게 보고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김 단장은 "현재까지 조사한 바로는 다른 지도부에게 발표 전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돼 있다"며 "이 부분은 최종적으로 확인 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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