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역시 그동안 저층 주거지에 한해 적용하던 도시재생 정책을 도심지로 확대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 후 서울시가 불과 열흘만에 세 차례의 도심개발 정책을 내놓은 게 이를 방증한다. 2011년 취임 후 전면철거식 개발을 지양해 온 박원순 서울시장의 '소개발' 정책이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 정책과 시너지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정부가 지난해 제대로 된 의견수렴 없이 중앙 부처간 나눠먹기식으로 계획안을 발표하면서 부정적인 여론이 일었던 것을 감안한 조치다. 용산공원의 밑그림은 서울시 첫 공공건축가로 활동했고 문재인 대통령의 고교 동기인 승효상 건축가가 대표로 있는 이로재건축사사무소와 해외 조경업체가 맡아 하고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 용산공원을 생태자연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역의 기능을 재조정하고 주변 지역 정비계획까지 포괄하는 통합개발안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한국철도시설공단(KR) 등 해당사업주체와 서울시ㆍ용산구 등 관련 지자체, 연구기관ㆍ민간기업 등이 협의체를 꾸려 개발계획을 다듬고 있다.
대통령 공약으로 제시된 역세권 청년주택의 경우 당초 서울시가 고안한 사업인 만큼 향후 사업확대 시 최대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역세권 청년주택은 기존에 마련된 기업형임대주택(뉴스테이)과 공공임대의 한 유형인 행복주택을 결합하고 인허가권을 쥔 지자체가 용적률 등 인센티브를 활용해 임대주택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공공기관의 행정력과 민간의 자본력을 더해 임대주택이라는 공적재원을 확보하는 모델이다.
서울시 역시 새 정부 출범 후 불과 보름만에 세 차례의 도심개발 정책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직후 내놓은 정책은 비 강남권 개발안. 지역별 자족성을 강화하고 서울의 지역균형성장을 끌어내기 위해서다. 상대적으로 저개발·소외된 강북권을 중심으로 한 생활권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주에는 상권이 형성된 도심지를 대상으로 한 소규모 정비안도 공개했다. 건물주나 상인 등 지역 주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비용을 투자해 인근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방식이다. 대상지는 상권이 몰려있는, 걸어서 5~10분 거리의 도심지다. 기존 도시재생사업은 공공이 마중물 사업 등을 통해 선지원하고 이를 동력으로 주민참여를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전개됐다. 하지만 이번 사업은 공공투자에 집중하기보다는 이해관계집단이 있는 지역의 건물주, 상인 등이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해서 활성화 프로그램을 기획·추진한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한 정책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앞서 생활권 계획의 경우 전문가, 비전문가 등 시민 6000여명이 직접 참여해 세부 정책을 조율했다. 도심형 도시재생안 역시 지역 내 70여개 소규모 상인들로 구성된 '상인협동조합'과 11개 대형 건물과의 '기업협의체'를 통해 구축됐다.
서울시는 기존 및 새로 도입되는 정비사업의 문제점을 분석해 중앙정부와 제도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자체적으로는 정비사업 체계 개편에 따른 새로운 정책방향을 설정하고 자치법규 개정안도 마련한다. 다양한 도시재생 사업이 추진 중에 있지만 재원이나 제도적으로 지원 받아야할 부분이 많다는 판단에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동안 내부적으로 용역 등을 통해 새 정부와 정책 교류 방안을 고민해왔다"며 "새 정부가 박 시장의 주택정책과 같은 방향에 있어 앞으로는 범정부적인 차원에서 다양한 도시재생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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