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문제원 기자] 윤석열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은 19일 자신의 인사에 담긴 의미를 의식한 듯 기자들 앞에서 일단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윤 지검장은 "이렇게 갑자기 너무 벅찬 직책을 다 하게(맡게) 돼서, (앞으로 할 일에 대해) 깊이 고민을 해보겠다"며 이렇게 밝히고 거듭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이른바 '정윤회 문건'에 대한 재조사 의지를 밝힌 데 대해 윤 지검장은 "지금 말씀드릴 문제는 아닌 거 같다"며 신중한 태도를 내비쳤다.
박근혜정권에서 미운털이 박혀 좌천성 인사로 외곽을 떠돌던 윤 지검장은 지난해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팀장으로 발탁되며 '수사 일선'으로 복귀했다.
윤 지검장은 대구지검 특수부장, 대검 중수부 1ㆍ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을 거치며 '특수통'으로 이름을 알렸다.
윤 지검장은 2012년 국가정보원의 대선 및 정치개입 의혹 수사를 맡았다. 당시 윤 지검장은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보고하지 않고 국정원 직원들을 체포ㆍ압수수색했다가 '항명 파동'에 휘말렸다.
윤 지검장은 이후 국회 국정감사에서 당시 검찰 수뇌부의 수사 외압 사실을 폭로하며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겨 한층 유명해졌다.
이 같은 성향 탓인지 그는 대구고검, 대전고검 등 수사 일선에서 다소 거리가 있는 자리에 주로 배치를 받았다.
문 대통령이 '돈봉투 만찬' 사태에 휘말린 이영렬 전 지검장을 부산고검 차장으로 좌천시키고 '평검사'인 윤 지검장을 파격적으로 기용한 건 서열이나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원칙대로 수사를 진행한 그의 소신을 높이 평가한 결과로 읽힌다.
윤 지검장 인선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등 검찰개혁 및 인사쇄신의 강력한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그래서 뒤따른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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