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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scene one story]시네마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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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네가 본 영화와 달라. 인생이 훨씬 힘들지. 몸이 무거우면 발자국도 깊단다. 사랑에 빠지면 괴로울 뿐이야. 막다른 골목이니까. 돌아오면 안 된다. 모조리 잊어버려야 해. 편지도 쓰지 마. 향수에 빠져서는 안 돼. 잊어라. 만일 못 참고 돌아오면 널 다시 만나지 않겠어. 알겠지?"

영화 '시네마천국'에 나오는 알프레도(필립 느와레)는 홀어머니 슬하에서 자란 토토(어린이일 때는 살바토레 카스치오, 청년 시절은 마코 레오나디, 성인은 자크 페렝이 연기했다)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다. 조제 바스콘셀루스가 쓴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에서 포르투카가 제제에게 그러했듯이. 알프레도와 토토가 작별하는 장면은 마음을 아프게 한다.
일류 감독으로 성공해 로마에서 살며 메르세데스를 타고 다니게 될 때까지 토토의 삶은 고단했으리라. 알프레도의 당부는 그의 삶에 나침반이 됐을 것이다. "나약한 사람은 한 곳에만 애정을 준다. 강한 사람은 사랑을 세계 곳곳으로 확대한다. 그러나 완벽한 사람은 모든 곳에서 애정의 불을 끈다."(에리히 아우어바흐) 토토는 알프레도의 부음을 듣고 고향(시칠리아)으로 돌아간다.

영화의 배경은 '잔카르도'라는 마을이다. 잔카르도는 지어낸 지명이고, 실제는 '팔라조 아드리아노'다. 극장 건물만 세트였다. 아역을 맡은 살바토레의 고향이라고 한다. 이 영화의 명장면 중 하나인 여름밤 야외상영 장면은 '체팔루'에서 찍었다. 시칠리아 섬 북쪽, 팔레르모에서 동쪽으로 70㎞ 정도 떨어져 있다. 영화에서는 밤 풍경만 보이지만 낮에도 아름다운 곳이다.

알프레도의 당부를 토토와 함께 관객도 듣는다. 그리하여 이 당부가 '예언'임을 직감한다. 우리 가운데 누구도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다. 고향은 추억과 그리움의 덩이줄기를 품은 채 우리 기억과 마음 속에 잠복했을 뿐이니까. 그리하여 고향은 결코 다시 돌려볼 수 없는 필름의 기억이자 유년의 꿈이다. 이 영화를 보고 토머스 울프가 쓴 소설 '그대 다시는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리'를 떠올림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울프는 어니스트 헤밍웨이, 스콧 피츠제럴드와 함께 20세기 초 미국 문학의 황금기를 장식한 인물이다. 폐가 나빠 일찍 죽었는데, 서른여덟을 일기로 요절하기 직전에 그대 다시는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리를 탈고했다. 책은 그가 죽은 다음 출판되었다. 지난해 미국에서 만들어 최근 국내에서 개봉한 '지니어스'는 울프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huhb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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