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네마천국'에 나오는 알프레도(필립 느와레)는 홀어머니 슬하에서 자란 토토(어린이일 때는 살바토레 카스치오, 청년 시절은 마코 레오나디, 성인은 자크 페렝이 연기했다)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다. 조제 바스콘셀루스가 쓴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에서 포르투카가 제제에게 그러했듯이. 알프레도와 토토가 작별하는 장면은 마음을 아프게 한다.
영화의 배경은 '잔카르도'라는 마을이다. 잔카르도는 지어낸 지명이고, 실제는 '팔라조 아드리아노'다. 극장 건물만 세트였다. 아역을 맡은 살바토레의 고향이라고 한다. 이 영화의 명장면 중 하나인 여름밤 야외상영 장면은 '체팔루'에서 찍었다. 시칠리아 섬 북쪽, 팔레르모에서 동쪽으로 70㎞ 정도 떨어져 있다. 영화에서는 밤 풍경만 보이지만 낮에도 아름다운 곳이다.
알프레도의 당부를 토토와 함께 관객도 듣는다. 그리하여 이 당부가 '예언'임을 직감한다. 우리 가운데 누구도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다. 고향은 추억과 그리움의 덩이줄기를 품은 채 우리 기억과 마음 속에 잠복했을 뿐이니까. 그리하여 고향은 결코 다시 돌려볼 수 없는 필름의 기억이자 유년의 꿈이다. 이 영화를 보고 토머스 울프가 쓴 소설 '그대 다시는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리'를 떠올림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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