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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선 대북 메시지 입도 안 뗀 美틸러슨…저자세 외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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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19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예방하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EPA연합>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19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예방하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EPA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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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베이징=김혜원 특파원]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의 중국 방문이 저자세 외교 논란을 낳고 있다. 앞서 방문한 한국, 일본에선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해 중국 책임론까지 강하게 거론했지만 정작 베이징에선 입을 다물었다는 지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북한에 대한 초강경 메시지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도 엇박자로 비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지난 주말을 보낸 플로리다주 마라라고에서 워싱턴으로 이동하는 특별기에서 취재 기자들에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겨냥해 "그는 매우 매우 나쁘게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앞서 지난 17일에도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북한은 매우 나쁘게 행동하고 있다. 그들은 수년간 미국을 가지고 놀았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중국은 도움 되는 일은 거의 안 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대북제재 공조에 소극적인 것을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동시에 방중 길에 오른 틸러슨 국무장관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정작 틸러슨 장관은 지난 18~19일 베이징 방문 기간 내내 목소리를 낮춘 로키(low-key) 전략을 유지했다. 중국 정부에 적극적인 대북제재 요구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국 배치 및 이를 둘러싼 한국에 대한 보복 조치에 관해선 입을 다물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사드 배치 반대와 북한과의 대화 병행론을 꺼림 없이 거론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를 두고 워싱턴포스트(WP)는 '틸러슨이 (중국) 데뷔 무대에서 중국에 외교적 승리를 안겨준 것으로 보인다'는 제목의 기사를 온라인판 톱 기사로 실었다. WP는 틸러슨 장관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왕 외교부장을 만난 공개석상에서 껄끄러운 주제는 아예 언급하지도 않은 데다 중국 정부의 외교 수사를 앵무새처럼 따랐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소개했다. 실제로 틸러슨 장관은 중국 지도부가 미국을 상대로 요구해온 '신형 대국 관계'나 '상호 핵심 이익에 대한 존중'의 적극적인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틸러슨 장관이 동북아 순방의 핵심 이슈인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에 대해선 중국과의 견해 차이를 좁히는 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반면 중국 정부와 언론들은 틸러슨 장관에 대해 후한 평가를 내렸다. 시 주석은 틸러슨 장관에게 "중미 관계는 오로지 협력과 우정에 의해 규정될 수 있다는 당신의 언급을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하며 그를 각별히 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영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도 20일 사평을 통해 "틸러슨 장관이 북한 문제가 아닌 중미 관계 이슈를 전면에 부각했다"면서 "향후 50년간의 양국 관계를 정의할 대화가 필요하다는 발언은 매우 참신했다"고 밝혔다.
물론 틸러슨 장관도 비공개 회담에선 북한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국이나 일본에서의 발언과 달리 그 우선순위가 미중 정상회담 개최 문제에 밀렸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뉴욕 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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