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살 떨리는 물가]계란값 내리니 닭고기가…다음은 소·돼지?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공급 부족·수요 회복 수면 위로 "치킨도 가격 인상 압박"

치킨(사진=호식이두마리치킨)

치킨(사진=호식이두마리치킨)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쌍끌이 악재가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농 ·축산물 가격의 고공행진도 멈출지 주목된다. 향후 방역·추가 물가 진정책 성패에 따라 지갑 얇은 서민들 표정이 결정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미 사상 최악의 피해를 낸 AI 여파는 닭고깃값에 나타나기 시작해 업계와 정부, 소비자 모두를 긴장시키고 있다.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데이터를 보면 지난해 12월 AI가 전국적으로 퍼지고 지난달 31일 4890원까지 떨어졌던 닭고기(도계 1kg) 소매가는 이달 들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17일 기준 소매가는 5431원으로 짧은 기간 11%가량 뛰었다. 도계 1kg 도매가는 설 연휴 뒤부터 고공행진해 이달 1일 2666원에서 17일 3811원으로 43% 올랐다. 도 ·소매가가 오르는 데 발맞춰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도 9일부터 닭고기 상품 판매가를 최대 8% 인상했다.

닭고기 가격이 이처럼 오르는 것은 AI 영향의 잠복기에서 벗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주일 이상 잠잠한 AI는 한창일 때 가금류 총 3300만마리가량을 도살 처분시켰다. AI에 따른 이동 제한 조치도 상당 지역에서 해제되지 않아 병아리 입식이 늦어지고 있다. 닭고기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하는 것은 당연하다. 닭고기 수요의 회복세도 가격 급등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AI 확산세일 때 30~40% 가까이 떨어졌던 닭고기 수요는 사태 발생 이전 수준까지 회복됐다.

닭고기 가격이 오르면 자연스레 소비자들은 치킨값도 오르는 게 아니냐는 걱정을 한다. 실제로 수 년 째 가격을 동결해 온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닭고깃값 오름세가 계속되면 치킨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일부 업체는 닭고기뿐 아니라 부재료인 무와 매장 임대료, 인건비 등도 오른 점을 감안해 치킨값 인상 여부를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마트를 찾은 소비자가 계란 코너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아시아경제 DB)

대형마트를 찾은 소비자가 계란 코너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아시아경제 DB)

원본보기 아이콘

반면 AI 영향을 즉각적으로 받았던 계란 가격은 완연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전국 평균 계란(특란 중품) 한판 소매가는 지난 10일까지 15거래일 연속 하락, 7892원으로 떨어졌다. 그러다 13일 16거래일 만에 내림세가 꺾이며 7945원으로 올랐다. 14일부터는 다시 소폭 내려 17일 7667원을 기록했다. 평년 가격(5548원)보다는 아직 38.2% 높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계란 한판이 6000원대인 점포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AI 피해가 '현재진행형'인 가운데 터진 구제역 사태는 소 ·돼지고기 가격 인상 우려도 키운다. 방역 당국의 노력에도 충북 보은 7개 지역을 포함한 전국 9곳에 구제역이 급속도로 퍼졌다. 안 그래도 한우 등심(100g 1등급·7824원) 소매가는 설 연휴 뒤(17일 기준) 2.6% 올랐다. 한우 갈비(100g 1등급 ·4861원)는 3.3% 하락하는 데 그쳤다. 두 품목 다 평년보다 21.7%, 11.4% 높다. 돼지고기 삼겹살(100g 중품 ·2002원)은 설 연휴 직전인 지난달 26일보다 7.3% 올랐고 평년보다는 15.8% 비싸다.

지난 3일 한우 1등급 지육 도매가는 1kg에 1만7699원이었다. 이어 5일 올해 충북 보은에서 첫 구제역이 발생하며 하락세를 타 17일엔 1만5746원으로 11%가량 떨어졌다. 한우 등심 도매가도 같은 기간 4만5048원에서 4만3816원으로 2.7% 내렸다. 반면 소비자가격은 7만6125원에서 7만8237원으로 2.8% 올랐다. 구제역 사태가 한우 수급이나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최근 5일(14~18일) 중엔 구제역 추가 의심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다. 아직 사태가 마무리된 게 아니기 때문에 한시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방역 당국은 지난 12일까지 전국 소 283만 마리에 대한 백신 일제 접종을 완료했으며 유일하게 A형 구제역이 발생한 연천 지역을 중심으로 구제역의 돼지농가 전파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백신 일제 접종에 따른 항체가 생성되려면 일주일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 자칫 조기 진정에 실패해 구제역 사태가 추가로 확산할 경우 소고기 가격이 들썩일 것은 자명하다.

사상 처음으로 O형과 A형 2개 유형의 구제역 바이러스가 동시 발생하면서 전국 1000만마리 규모의 돼지 농가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돼지의 경우 A형 바이러스 백신을 전혀 접종하지 않아 사실상 무방비 상태인 만큼 일단 감염되면 걷잡을 수 없이 퍼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다만 당국의 강력한 차단 방역이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하고 있기 때문인지 돼지 농장에서는 구제역 발생 사례가 없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국내이슈

  • 공습에 숨진 엄마 배에서 나온 기적의 아기…결국 숨졌다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해외이슈

  • [포토] '벌써 여름?'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포토PICK

  • 1억 넘는 日도요타와 함께 등장한 김정은…"대북 제재 우회" 지적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