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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번 압력테스트 통과해야 현대 수소차 연료탱크 장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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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탐방] 완주산단 일진복합소재 공장

박승권 일진복합소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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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지난 13일 전라북도 완주산업단지의 일진복합소재 공장. 수소(H2)를 연료탱크에 넣었다 다시 빼내는 '압력반복 테스트'가 한창이다. 일반 대기압의 700배가 넘는 압력이 탱크에 가해지고 있다. "윙"하는 기계 설비의 모터음이 요란하다.

이런 테스트는 1만 차례 이상 반복된다. 사실 700Bar라는 기압의 크기와 힘은 가늠할 수조차 없다. 부식이 되는 금속을 사용하지 않고 고밀도 플라스틱에 탄소섬유를 감아 만든 '타입 4 연료탱크'가 견고해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제작된 연료탱크는 수소연료전지차(수소차)와 압축천연가스(CNG) 자동차에 들어간다. 전 세계에서 일진복합소재와 도요타ㆍ링컨 컴포지트ㆍ퀀텀ㆍ엑스페리온 등 5개 회사만 양산능력을 갖췄다. 특히 일진복합소재는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수소차 '투싼 아이엑스(ix)'에 연료탱크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압력반복 테스트를 받기 위해 대기중인 수소연료탱크 모습

압력반복 테스트를 받기 위해 대기중인 수소연료탱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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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안내를 맡은 윤영길 용기사업부 상무는 "화학적으로 불안정한 수소의 연료탱크는 안전이 생명"이라며 "이런 혹독한 테스트를 거친 이후에야 제품을 납품한다"고 밝혔다.

수소는 저장이 까다롭다. 기체 상태로만 저장할 수 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압력을 가하면 부피가 줄면서 액체 상태로 변하는 압축천연가스(CNG) 등과 다르다. 연료로 쓰려면 한정된 공간에 가능한 한 고압으로 많은 수소를 넣어야 한다. 이 때문에 폭발우려가 높아 수소연료전지차의 안전성과 주행거리를 결정하는 핵심부품인 연료탱크 양산은 어렵다.
일진복합소재의 기술력은 바로 '감는 기술(와인딩)'에 있다. 윤 상무는 "고밀도 플라스틱 통에 수천, 수백번 탄소섬유를 감는데 패턴에 따라 용기가 견딜 수 있는 기압과 연료탱크의 용도가 달라진다"며 "1999년 설립 당시부터 숱한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일진복합소재가 축적한 기술력"이라고 힘줘 말했다.

일진복합소재는 지난해 설립이후 17년만에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매출 200억, 영업이익은 4억원을 기록한 것이다. 1999년 전북대학교 복합소재 연구진에 의해서 설립된 연구중심 기업이었던 일진복합소재. 설립 당시 이름은 케이씨알(KCR)이었다.

2003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타입4 CNG 연료탱크 기술을 개발했지만 금속소재 연료탱크에 비해 가격이 2~3배 높아 신차 적용은 계속해서 미뤄졌다. 하지만 최근 2~3년새 해외에서 인정받은 기술력으로 타입4 CNG 연료탱크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지난해 흑자전환도 수출길을 연 덕분이다.

러시아ㆍ이란ㆍ벨로루시ㆍ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이 주요 수출국이다. 박승권 일진복합소재 대표는 "천연가스 매장량 2위인 이란의 경우 차량에 장착된 금속제 연료통을 타입4 연료탱크로 교체하고 있다"며 "지난해 수출 물량을 처음으로 선적했고 올해도 수출이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수소연료탱크는 매출이 크게 오르고 있지는 않지만 시장가능성이 크다. 세계 그린카 전략포럼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세계 수소차 시장은 23조450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국내 수소차 보급대수를 2020년까지 9,000대, 2030년까지 63만대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전기차의 단점인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수소연료를 결합해 쓰려는 전기차 제조 기업도 나타나고 있다. 박 대표는 "장거리 주행을 해야하는 중국 전기버스 업체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흑자전환에 만족하지 않고 2020년 매출 2000억원을 목표로 뛰겠다"고 말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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