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아닌 공생 택한 정부 가치관
공익과 연계된 착한 비즈니스 등
유럽과 비교되는 성장철학 소개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멀고 먼 겨울의 나라, 세계를 이끄는 디자인 대국, 뛰어난 복지 제도…. 감각 있는 라이프스타일로 우리에게 알려진 북유럽을 상징하는 대표 문구들이다. 개인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그들의 '슬로 라이프(slow life)'는 무한경쟁에 지친 한국인들에게 꿈같은 일상으로 여겨지곤 한다.
첫째, '경쟁이 아닌 공생'을 택한 정부의 가치관이다. 이를 경쟁하지 않는 비즈니스라고 정의한 저자는 북유럽에서 대기업은 어떤 존재인지 살폈다. 노키아가 몰락한 뒤 핀란드 정부가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로 나선 결과 하루 매출 50억원을 내는 게임회사 '슈퍼셀'이 탄생한 것을 예로 들었다. 29㎡(9평) 공간에서 책상 여섯 개를 두고 시작한 슈퍼셀은 수평문화를 지향한다. 작은 조직에서 모든 구성원이 열정적으로 일할 때 최상의 결과가 나온다는 생각에서다. 또 여성의 사회 진출을 두고 북유럽 정부들은 단순히 남녀평등의 관점이 아닌 세수확보로 인한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묻는다. "노키아는 무너졌어도 핀란드는 무너지지 않았다. 노키아는 한창 잘 나갈 때 국내총생산의 25%를 차지했다. 삼성이 몰락하면 한국은 어떻게 될까?"
둘째, 그들이 돈을 버는 방식이 가치관과 경제가 연결되는 '착한 비즈니스'라는 점이다. 인간과 자연환경에 유익한 채식이 유행하고 정부가 부과한 탄소세 때문에 자동차 다섯 대 중 한 대는 대체연로로 달린다. 기업들은 '더 싸고 빠르게'라는 슬로건에 담긴 속도경쟁을 버리고 가치관이 곧 수요로 이어진다는 믿음을 택한다. 가치 중심주의는 경제를 넘어 교육과 디자인, 일상을 넘나들며 문화라는 고리로 엮인다. 실제로 1980년대 초 스웨덴 총리를 지낸 올로프 팔메(1927~1986)는 "우리는 거북이처럼 움직이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면 가장 멀리 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팔메의 말을 인용한 저자는 "항상 성장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는 한국 비즈니스계에 성장의 또 다른 길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저자는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의 덴 레이센데혹스콜에서 공부하고, 포항 한동대학교에서 미국법을 전공했다. 회사원으로 3년, 연구원으로 2년을 재직하다 유학길에 올랐다. 스웨덴의 웁살라대학교에서 평소 관심 분야였던 지속가능 발전을 전공하고 석사학위를 받았다. 재학 중에는 학교 대표로 세계 학생환경총회에 참가하여 지속가능한 웁살라대학교 만들기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지금은 연남동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 '스웨덴이 사랑한 정치인, 올로프 팔메', '지도자들(공저)' 등이 있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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