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가 정치와 외교를 넘나드는 광폭행보를 하고 있다.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보수층 지지자들 사이에서 '히든카드'로 부각되면서 지지율도 어느새 10%에 육박할만큼 상승세를 타 주목을 끌고 있다.
황 권한대행은 17일 오전 서울청사에서 이임 인사차 방문하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접견한다. 리퍼트 대사는 2년 3개월의 임기를 마무리하고 오는 20일 이임한다.
이에 앞서 황 권한대행은 16일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와 만찬회동을 했다. 황 권한대행이 권한대행을 맡은 뒤 새누리당 지도부 전체와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치권에서는 외교와 정치를 넘나드는 황 권한대행의 행보를 예사롭지 않은 눈초리로 보고 있다. 권한대행으로서의 역할에 머물지 않고 자기 정치를 위해서 전략적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황 권한 대행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선이 달라진 것은 그의 지지율이 꾸준히 상승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황 권한대행이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지지율은 두 자릿수에 육박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16일 발표한 지지율 조사에서 황 권한대행은 지지율 9.5%를 기록했다. 2일 리얼미터 조사에서 9.0%를 기록했던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이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귀국한 뒤에도 소폭 상승한 것이다.
'6자 가상대결'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34.4%), 무소속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18.3%),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11.2%)에 이어 4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은 "새누리당 지지층과 60대 이상, 영남권과 경기 인천에서 (지지율이) 주로 올랐다"면서 "반기문 후보로부터 이탈한 유권자들이 아닌가 추측된다"고 말했다.
황 권한대행이 여권의 잠재적인 후보로 부상하고 있지만 대선에 출마하려면 대행직에서 물러나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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