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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김정은의 도발, 트럼프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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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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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머지않아 미국 본토를 핵 공격할 능력을 가지면 미국은 북한을 선제공격할 것인가, 아니면 대화와 협상을 선택할 것인가? 트럼프 신행정부 출범을 며칠 앞둔 지금 대한반도 정책을 둘러싸고 미국 내 전문가들이 벌이고 있는 가장 뜨거운 논쟁점 가운데 하나다.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와 관련해서는 협상파와 강경파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협상파인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6일 워싱턴포스트 기고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북한과 먼저 대화하라"고 촉구했다. 다른 한편, 애슈턴 카터 현 국방장관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다면 즉각 요격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아직까지는 군사 공격은 한국, 일본 등 동맹국뿐 아니라 미국에 대한 북한의 재래식 무기나 핵 공격 대응의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비핵화를 이끌어내는 방안이 될 수 없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미국이나 우리 동맹국을 공격하는 것이 관측된다면' 이라는 전제가 붙어 있긴 하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군사적 행동이라는 옵션이 이전보다 선택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는 무엇보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질적으로 향상됐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해 2번의 핵실험과 25번의 단·중·장거리와 잠수함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단행했다. 미국의 맞대응 수준도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미국은 북한의 4차 핵실험(1월6일) 에 대응해 장거리 전략폭격기 B-52를, 위성 발사(2월7일) 열흘 뒤에는 스텔스 전투기 F-22 4대를, 5차 핵실험(9월9일) 나흘 뒤에는 괌 앤더슨 기지에 있는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 랜서 2대를 한국에 보냈다. 역대 최고 수준의 강대강 군사 대결이 펼쳐진 것이다. 이처럼 한반도에는 일촉즉발의 아슬아슬한 공포의 균형이 유지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한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북미 간, 남북 간 군사적 대결의 악순환은 정상을 한창 벗어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 2일 중국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가 2017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한반도를 지목한 점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올 초부터 북한은 또 미국과 한판 세게 붙을 기세다. 'ICBM 시험발사 준비가 마감단계'라는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직후인 2일 트럼프 당선인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트윗을 올렸다. 이를 두고, 페리 전 국방장관은 "그(트럼프)가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에 맞서 군사적 행동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전문가들은 핵탑재 ICBM을 보유하려는 북한의 의지는 분명하며, 이 상태로 가면 수년 내 실전배치에 성공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는 듯하다.

김정은이 새해 벽두부터 ICBM 카드를 흔드는 것은 결국 트럼프 행정부가 취임 초기부터 북미관계 개선에 우선 관심을 갖고 협상에 나서달라는 압박 메시지로 파악된다. 오는 20일 취임식을 갖는 트럼프 대통령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오바마 정부가 추구해온 전략적 인내정책과 같은 어정쩡한 정책은 폐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의 정책스타일을 보면 뭔가 화끈한 변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페리 전 장관이 지적했듯이 "시간이 핵심"으로 보인다.
그는 "우리(미국)가 이른 시일 내 북한의 핵탑재 ICBM 추구를 동결하지 못하면, 이 위기는 아주 쉽게 통제불능이 되고, 1차 보다 훨씬 큰 재앙이 될 2차 한국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김정은 위원장에게 구두 메시지라도 보내 북한의 무모한 핵미사일 실험을 막고, 100일 안에 대북정책을 입안해 단계적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미국 내 협상파들의 주문을 수용할까. 그렇지 않고 다른 선택을 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두 눈을 부릅뜨고 트럼프의 선택을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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