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한국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시민으로서 촛불집회에서 느낀 교훈을 꼽자면 다음과 같다.
엄청나게 발달한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온갖 정보가 실시간 유통된다. 누구나 관심과 시간만 있으면 손가락질 몇 번으로도 세상 돌아가는 꼴을 금방 알아낼 수 있다는 얘기다. 공영방송을 다 장악하고, 비겁한 언론들의 목줄을 쥐어도 소용없다. 어느새 국민들은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알아내고 있다. 높아진 학력과 국민의식, ICT 기술 덕이다. 구린내가 나는 짓을 하고서도 '돈'과 '권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은폐하고 모른 척 떵떵거리고 살아갈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하는 세상인 것이다.
교훈 둘. 꼰대, 아제들의 시대는 갔다. 권위라는 이름에 기댄 낡은 시대의 관행을 즐기는 것은 이제 '범죄'다. 욕을 하더라도, 시위를 벌이더라도 그 대상에 집중해야지 쓸데없이 여성, 장애인, 비정규직, 성소수자 등을 비난하지 말고 존중해줄 줄 알아야 한다. 기분 나쁘다고 옛날에 배웠던 욕설을 퍼붓는 것은 이제 사춘기 어린 아이들도 비웃는 철없는 일이다.
교훈 넷. 권력과 부, 그 어느 기득권도 영원한 것은 없다. 이번 기회에 한국의 기업들도 이를 깨닫고 제대로 반성해야 한다. 권력과 유착하지 않고 철저히 법을 준수하는 도덕·책임·윤리·자율·참여 경영을 해봤으면 한다. 그래야 그나마 생사 존망의 사이클을 좀 더 길게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김봉수 사회부차장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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