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 그날 있었던 안좋은 기억을 떠올리며 '이불킥'을 하다 잠든 사람이라면 주목할 소식이 있다.
지난달 29일 영국의 과학 저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는 좋지 않은 일에 부정적인 감정을 유지한 채 잠들었을 경우, 오히려 그 기억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논문이 발표됐다.
연구팀은 수면과 기억의 상관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남자 대학생 73 명을 대상으로 혐오스러운 특정 주제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이틀간 이들의 뇌 활동을 fMRI로 관찰했다.
그 결과 피실험자들은 이미지를 보고 나서 30분이 지났을 때보다 하룻밤 자고 난 후에 기억을 통제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 느꼈다. 뇌 스캔 데이터를 보니 나쁜 기억이 장기 기억을 제어하는 뇌 부위에 저장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나쁜 기억은 좋은 기억보다 장기간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 우울증이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TSD) 등이 겹치면 이를 제대로 통제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정신적 상처를 입은 직후의 환자에게 수면을 인위적으로 제어하는 처치법을 써서 장기 기억이 형성·강화되는 걸 막을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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