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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말하다]폐암 조기진단 지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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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환 울산의대교수, 폐암 환자에서 특정 단백질 증가 발견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폐암을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길을 제시한 것이다."

최근 폐암 환자에게서 특정 단백질이 증가한다는 것을 밝혀낸 이창환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교수의 말이다. 현대 사회는 '암과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암은 전 세계 사망의 주요 원인이다. 의과학자들이 암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있는데 아직 가야할 길은 멀다.
가장 무서운 암 중 하나로 폐암이 꼽힌다. 폐암의 공포감은 초기에 자각증상이 거의 없다는데 있다. 이 때문에 폐암이라는 진단을 받았을 때는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 폐암환자의 생존율이 떨어지는 이유이다.

▲이창환 교수

▲이창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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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가 폐암 극복의 길에 도전장을 던졌다. 최근 연구를 통해 하나의 실마리를 찾았다. 폐암환자에게서 특정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폐암환자의 92.5%에서 'USE1' 단백질이 증가돼 있고 이중 13%에서는 USE1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해 폐암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USE1'은 생체 내 단백질의 항상성을 조절하는 유비퀴틴 프로테아좀 시스템을 구성하는 효소 중 하나이다. 폐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생화학 마커로 사용할 수 있다.

"지난 25년 동안 유비퀴틴 시작효소는 오직 하나만 존재한다고 알려져 왔다. 실험하는 과정에서 또 하나의 유비퀴틴 시작효소인 UBA6이 존재하는 것을 파악했다. UBA6에 의해서만 특이적으로 유비퀴틴을 전달받을 수 있는 유비퀴틴 중합효소인 USE1이 존재함을 찾아냈다."
폐암으로 전 세계에서 연간 약 100만 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진단과 치료 기술이 개발됐는데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고 대부분 진행 암 또는 다른 부위에까지도 전이된 상태에서 발견된다. 이 때문에 폐암 환자의 완치율은 30% 이하에 머물러 있다. 폐암을 조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을 80% 이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폐암 진단을 위해서는 현재 이미징 방법(X레이, CT, MRI 등)에 의존한다. 이번에 이 교수가 밝혀낸 결과를 생화학적 지표로 사용하면 폐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이 교수는 "폐암과 정상 조직의 발현 단백질들을 비교 분석하다가 우연히 오랫동안 연구하고 있던 USE1의 단백질이 폐암환자의 폐암 조직에서 증가됨을 관찰했다"며 "이 단백질이 왜 폐암에서 증가돼 있는지와 어떤 작용기작을 조절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물론 이번 연구의 한계점도 있다. 이 교수는 "106명의 폐암환자에서 오직 13% 환자만이 USE1의 돌연변이가 존재한다"며 "나머지 87% 환자에 대해서는 다른 작용 메커니즘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앞으로 이를 규명하는 숙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폐암이 발생하는 다른 작용 메커니즘을 밝혀내 폐암 치료 또는 예방법을 개발하는데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의 연구 분야는 단백질 대사와 동물 행동 과학 등이다. 특정 질병의 생화학 마커를 개발하고 자폐증과 알츠하이머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1998년 서울대를 졸업하고 2007년 미국 텍사스주립대학 남서부의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하버드의대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일했고 2013년부터 울산대학교 의생명과학교실 조교수로 일하고 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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