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깔나는 음식의 언어를 찾아서…①전어
최근 가을이 제철인 생선, 전어에 대한 관심이 높다. 곳곳에서 전어 축제도 열리고 있다. 이맘때 산지나 전어를 파는 식당에서 자주 듣는 얘기가 바로 '떡전어'다. 떡전어만 쓰기 때문에 더 맛이 좋다는 식당도 많다. 얼핏 떡처럼 쫄깃한 식감을 가지고 있어 떡전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치기도 한다. '떡전어'는 그냥 전어와는 어떻게 다르며, 왜 '떡'을 붙여 불렀을까.
떡전어는 지금의 경상남도 창원시 앞바다인 진해만 등에서 주로 잡히는 전어를 이르는 말이다. 이 지역 전어는 살이 통통하고 씨알이 굵어 떡처럼 두툼하고 통통하다고 해서 떡전어라고 불렀다고 한다. 일반 전어에 비해 크고 속살은 붉은 빛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이 이름과 관련해서는 재미있는 얘기가 하나 전해지고 있다. 내용은 이렇다. 조선 시대 한 양반이 신분을 버리고 지금의 창원 진해구인 내이포라는 곳에 살며 낚시로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고을 수령이 관찰사를 대접하기 위해 전어를 잡아오라고 했다. 하지만 산란기라 이를 거절했고, 이에 화가 난 수령이 그의 목을 치려는 순간 바다에서 전어들이 튀어 올라 바닥에 떨어졌다. 붉은 빛을 띤 이 전어들이 떨어진 모양을 보니 '덕(德)'자를 그리고 있었다. 전어가 이 양반의 덕에 감동했다는 것이다. 이후 이 지역서 나는 전어를 덕전어라 불렀고 경상도의 된소리로 '떡전어'라고 발음됐다고 한다.
다른 설명도 있다. 정약전은 '자산어보(玆山魚譜)'에 화살 전(箭)자를 써서 전어를 표기했다. 화살촉처럼 생겼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큰 놈은 한 자 정도로 몸이 높고 좁으며 검푸르다. 기름이 많고 달콤하다. 흑산도에서도 간혹 나타나나 그 맛이 육지 가까운 데 것만은 못하다"라고 썼다. 일부에서는 간혹 전어(前魚)라고 하기도 한다. 전어가 앞으로만 헤엄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생선은 모두 앞으로 가기에 이 주장의 신빙성은 떨어진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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