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쟁에 사회 갈등 해소는 뒷전…靑, 여당 뒤에 숨어
청와대ㆍ여당과 야당이 충돌하면서 정치마비가 현실화되고 있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에 여당은 보이콧을 결정했고, 야당은 단독 국감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는 여당 요청을 내세워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거부하면서 국정난맥상을 해결할 의지가 없음을 시사했다. 정치는 여야간 상생과 동행이 기본이지만 여야 모두 '마이웨이'를 선언하면서 출구찾기를 포기한 것이다. 여야청 모두 국정주도권 싸움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도 파업이냐'는 비판을 받게 됐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전 원내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은 결단코 고독한 마라토너나 비상하는 스키점프 선수와 동일시 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은 정치적 반대자들과 함께 2인3각 경기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여당을 앞세워 '지금의 국정난맥상은 국회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태도를 보이는 것도 문제다. 청와대는 25일 농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거부를 공식화하면서 ▲직무능력과 무관한 해임이고 ▲인사청문회과정에서 의혹이 모두 해소됐다고 하면서 마지막으로 ▲새누리당이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는 점을 내세웠다. 이들 가운데 여당의 요청이 해임건의안 거부의 결정적인 이유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청와대는 문제만 만들어놓고 해결책 제시에는 여당을 방패막이로 삼은 셈이다. 안정적인 국정 운영에 무한책임을 져야 하는 자세와 거리가 멀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