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기업들이 휴가에 대한 개념을 재정립하고 있다. 제조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의 산업구조 특성상, 국내 대기업들은 획일적인 수밖에 없는 문화를 갖고 있다. 윗사람이 휴가 일정을 잡아야 직원들도 휴가 계획을 그제서야 세우고, 윗사람이 휴가를 '보내주기' 전 까지는 휴가를 가겠다고 감히 말하지도 못하는 문화였다.
이런 부분을 탈피하기 위해 기업 CEO들이 나서고 있다. 좀 더 자유로운 조직을 만들기 위해 여러 실험을 하는 가운데, 휴가 제도에도 손을 대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기업은 두산. 두산은 2주 휴가가 전통이다. 사무직은 물론 생산직도 과감히 2주간 휴가를 떠난다. 1주일은 유급, 나머지 1주일은 연차 휴가다.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스타트업 문화 확산'의 일환으로 계획형 휴가 제도를 도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실용주의 철학이 담겼다. 1년 중 자유롭게 자신이 가진 연차 기간 내에서 휴가를 즐길 수 있게 했다. 3년 이상 근무자의 경우 최대 1년간 자기계발 휴가를 쓸 수 있다. 어학연수, 장기 해외여행 등 자기계발 계획서를 제출하면 별도 검증절차 없이 최대 1년간 휴직이 가능하다.
금융권에서는 신한금융지주가 2주 휴가를 권장하고 있다. 1주일씩 나눠 갈 수도 있고, 2주 연속 갈 수도 있다. 선택은 직원 스스로 한다. 신한금융지주가 2주 휴가제를 도입한 이후 삶이 윤택해졌다는 평가가 직원들 입에서 나오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 2014년부터 시행 중인 '플러스위크' 휴가시스템을 올해 확대했다. 한번에 5일 이상 휴가를 붙여쓰는 제도인 플러스위크는 1년에 한번에서 올해부터 상ㆍ하반기 2번으로 확대됐다. 현대해상은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 1회 이상 9일간 휴가를 사용하도록 하는 '휴-나인(休-9)제도'를 시행 중이다. 은행권은 2주 휴가가 의무화돼 있다.
재계 관계자는 "처음 자유로운 휴가 제도가 도입됐을 때는 다들 눈치만 보느라 선뜻 휴가를 신청하지 못하는 분위기었지만 이제 많이 바뀌었다"며 "제대로 쉬는 만큼 잘 일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직원들 사이에 정착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금요일은 일본인만 입장"…쏟아지는 韓 관광객 달...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