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저녁 중국 랴오닝성 선양에 도착한 황 총리는 30일 랴오닝성 당서기를 접견하고,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특히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을 연계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는 점을 강조하고 구체적 협력방안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는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유라시아 대륙을 하나의 경제 공동체로 묶고 북한에 대한 개방을 유도해 한반도의 평화를 구축하는 방안이다. 일대일로는 육상과 해상의 실크로드를 구축하는 중국 정부의 경제 구상이다.
황 총리는 전날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과 40분 간 면담을 갖고 북한 핵 문제 등 현안을 협의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중국도 북한의 핵보유에 단호하게 반대한다"며 "북한의 핵보유 병진 노선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어 "중국은 안보리 결의를 모두 엄격하게 이행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흔들리지 않고 북한의 비핵화를 실현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총리는 "북한이 핵무기 개발 능력의 고도화를 추구하면서 병진 노선을 고집하고 있고 도발도 계속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셈법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안보리 결의 이행과 대북 압박이 계속돼야 한다"고 전했다. 황 총리는 "시 주석이 비핵화에 대해 의지를 표명하고,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나가고 있는데 높이 평가한다"며 "앞으로도 한중 양국이 긴밀하게 협력을 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황 총리와 시 주석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해서도 각자의 입장을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발언 내용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총리실 측은 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중국의 타당한 안보 우려를 한국이 신경 써줄 것과 미국의 한반도 사드배치 계획을 신중하고 적절하게 다뤄줄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황 총리와 시 주석은 세계 경제의 현안인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와 관련해 긴밀하게 협력하는 한편 오는 9월 중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경제 부처 간에 긴밀하게 소통하기로 했다. 실질 협력을 더욱 발전시키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효과를 높여나가는 한편 금융과 교역 분야, 특히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내에서의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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