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조지 오웰 탄생 113주년에 다시 보는 '1984'
'빅브라더'
정보를 독점하고 사회를 통제하는 권력을 우리는 빅브라더라고 합니다. 빅브라더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처음 등장합니다. 소설 속 가상의 나라 오세아니아는 빅브라더, 당원, 무산계급으로 구성돼 있죠. 빅브라더는 당원의 사생활을 철저히 감시합니다. 국민의 대다수인 무산계급은 당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작품은 반공소설로 읽혔지만 정작 오웰 본인은 사회주의자였습니다. 동물농장이나 1984는 스탈린 체제의 소련 사회를 풍자하면서도 더 넓게는 전체주의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1984에서 군부 독재 치하의 한국을 발견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오웰은 '1984'에서 무산계급에 대해 이렇게 썼습니다. "그들의 마음을 차지하는 것은 힘든 육체노동, 가정과 아이에 대한 걱정, 이웃과의 사소한 말다툼, 영화, 축구, 맥주, 도박이다. 그들을 통제하기는 어렵지 않다. 몇 명의 사상경찰 정보원이 항상 그들 속에 섞여 활동하는 가운데 유언비어나 퍼뜨리면서 위험한 존재가 될 소지가 있는 사람들을 점찍어 두었다가 없애버리면 되는 것이다."
국민들이 정치나 사회문제에 관심이 없기를 바라고 비판의식을 갖게 되면 싹부터 잘라내려고 하며 원시적인 애국심을 이용하는 것. 소설 속 오세아니아만의 얘기일까요?
'1984'의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가 가졌던 문제의식은 2016년 한국에서도 유효합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만약에 희망이 있다면 그것은 무산계급에만 있다. 왜냐하면 오세아니아 인구의 85%를 차지하는 소외된 대중 속에서 당을 파괴할 수 있는 힘이 나오기 때문이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이경희 디자이너 moda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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