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원다라 기자] 삼성전자 가 1분기 6조68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수 있었던 데는 선제적인 사업 전략이 주효했다. 성장 가능성이 낮은 조직은 신속하게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승부수도 과감하게 띄운 결과다. 갤럭시S7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예년보다 한 달 가량 빠른 3월에 갤럭시S7을 출시했다. LG전자, 화웨이 등 경쟁사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가 늦은 상황에서 역선택을 감행한 것이다.
갤럭시S7의 선전에 힘입어 IM부문의 영업이익은 3조8900억원, 매출액은 27조600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42% 증가했다. 이경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 휴대폰 총 판매량은 9200만대로, 이 중 스마트폰 비중은 80% 중반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갤럭시S7과 갤럭시S7엣지는 북미, 유럽 등을 비롯해 글로벌 전 지역에서 전작 대비 셀-아웃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유통 재고도 낮은 수준이다. 이외에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은 간소화시켜 비용을 효율화했다.
디스플레이사업은 올 1분기 LCD 수율 문제로 270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LCD 공급 과잉 상황에 패널 단가 하락이 발목을 잡은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OLED의 경우, 신규 하이엔드용 패널 출시와 중가대 스마트폰 채용 확대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CE(소비자가전)는 SUHD TV와 커브드TV 등 프리미엄 TV 판매 확대와 북미 중심 프리미엄 가전 판매 호조로 판매량이 증가해 전년동기 대비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생활가전도 셰프컬렉션 냉장고, 액티브워시ㆍ애드워시 세탁기 등 혁신제품 판매가 증가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특히 성장세가 지속되는 북미시장에서의 매출이 크게 증가해 생활가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매출은 10조62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4% 늘었고, 영업이익도 51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흑자전환했다.
환율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에는 원화가 달러, 유로화 등 주요 통화에 비해 약세를 보이면서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약 4000억원 수준의 긍정적 환영향도 발생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2분기에 기대하는 부분은 본격적 성수기에 접어드는 TV와 생활가전이다. 특히 TV시장은 2분기 올림픽 등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를 앞두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생활가전 역시 미국 금리인상 단행 가능성 등 불확실한 요소가 있지만, 북미시장에서의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의 경우, 반도체는 서버향 V낸드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등 고용량 메모리 제품 판매를 꾸준히 확대할 계획이다. 1분기에 주춤했던 시스템LSI 역시 공급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1분기 적자를 기록했지만 2분기에는 OLED 외부 거래선 확대와 갤럭시S7용 판매가 늘면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OLED 패널 수요는 계속 늘지만, LCD 공급 과잉으로 올해 디스플레이 시황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부품사업의 안정화를 위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과 디스플레이 사업에 대한 투자는 지속했다. 1분기 총 4조6000억원의 시설투자를 반도체(2조1000억원)와 디스플레이(1조8000억원)에 단행했다. 삼성전자는 "올해는 전년 대비 IM과 CE 등 세트사업 실적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부품사업의 하반기 실적 안정화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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