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의원은 지난달 26일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4.13 총선 공천신청자 면접에서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다른 후보의 면접시간은 10분 내외인데 반해, 유 의원의 면접시간은 40분 가까이 걸렸다.
유 의원은 지난해 원내대표 시절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현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다 '배신의 정치'로 낙인찍혀 원내사령탑에서 내려왔다.
이한구 당 공관위원장도 공천배제를 암시하는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면접 이후 한동안 결과가 나오지 않자 '유 의원 탈락하는 것 아니냐'는 찌라시가 정치권에 돌자, 이 위원장은 이달 14일 "당정체성과 관련해 적합하지 않은 행동을 한 사람은 응분의 대가를 지불하도록 하겠다"고 밝히면서 찌라시에 힘을 실었다.
조 의원은 컷오프 직후 탈당을 선언했고, 유 의원은 위로의 전화를 걸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이후에는 공관위와 최고위원회의간 공넘기기로 나타났다. 이 위원장이 여론 수렴 후 결정하겠다고 밝히면서 최고위에 의견을 구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유 의원은 대구에서 칩거에 돌입해 거취 파악이 불가능했다.
18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주재한 최고위원회의가 열렸지만 결과는 나오지 않았고 공관위도 더 이상 다루지 못하면서 한동안 어정쩡한 상태를 이어갔다.
다만 김 대표는 24일 최고위회의 직후 "그동안 유 의원에게 공천을 줘야 한다고 주장을 해왔다"며 최고위 논의 과정이 순탄치 않았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최고위와 공관위 논의가 난항을 겪자 "유 의원이 스스로 결단해야 한다"고 말해 유의원 자진 탈당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공관위는 결국 후보등록 전날인 23일 오후 회의를 다시 열어 논의했으나 이 마저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끝냈다.
더 이상 기다리기 어려운 유 의원이 이날 오후 11시께 기자회견을 열어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공천갈등을 스스로 정리하는 수순을 밟고 말았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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