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G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의 면모를 과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 이후 평창동계올림픽 주관 통신사인 KT를 비롯해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5G 경쟁을 벌이고 있다. 5G를 얘기하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일본, 중국, 미국, 유럽의 이통사들도 앞다투어 5G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KT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스웨덴 현지에서 에릭슨과 공동으로 세계 최초로 '복수 사용자 환경'에서 25.3Gbps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하는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똑같은 내용을 에릭슨은 어떻게 전했을까 궁금해 뒤늦게 구글을 뒤졌다. 이번 시연은 KT뿐 아니라 일본의 NTT 도코모도 함께 참여했음을 알 수 있었다. '세계 최초', '주도권'이라는 수식어를 독차지하기 위해 KT가 NTT도코모와 함께 했다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뺀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지난달 세계 최대 모바일 칩셋 제조업체인 퀄컴의 한 임원을 인터뷰하면서 "세계 최초 5G 서비스를 누가 할 것으로 보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기자의 우문에 그는 "아마도 거의 모든 이동통신사들이 자기들이 세계 최초로 했다고 할 것"이라고 답했다. 5G의 단계는 무척이나 많기 때문에 너도나도 세계 최초를 주장할 것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그의 예측은 지난 2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이동통신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6'에서 그대로 나타나는 듯하다. 벌써부터 국내 이통사에 대해 과장 홍보 논란이 나오고 있다. 전세계 기업들이 다 모인 곳에서는 거짓이 쉽게 들통난다.
우리나라가 5G의 주도권을 갖는데 반대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욕심이 지나쳐 부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서는 안된다. 일반 국민들은 5G를 빨리하는 것보다 5G를 통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더 관심이 많다는 점도 유념해야 할 것이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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