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 '올해의 단어' 변천사 살펴보니
일부 경제학자들 외에는 거의 입에 올리지 않았던 이 단어는 2007년 9월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인해 신용경색 사태가 확산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리먼 브라더스 발 금융위가 터지며 유명세는 커져만 갔다. 결국 2008년 영국판 옥스퍼드 사전은 신용경색을 올해의 단어(Words of The Year)로 선정했다.
1999년 일본 NTT 도코모의 젊은 디자이너 시게타카 구리타가 세계 최초의 이모티콘을 만들어냈을 때만 해도 이모티콘의 종류는 176개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수만 개의 이모티콘이 인터넷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모티콘은 젊은이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다양한 연령의 남녀노소들이 스마트폰이나 이메일로 이모티콘을 보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사진작가 캠런 캐슬씨는 성경을 이모티콘으로 번역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2014년 올해의 단어로 선정된 'vape(전자담배를 피다)'와 2013년 단어인 '셀피(selfie)'는 이미 있던 단어가 아닌 신조어다. 금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전자담배를 피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vape라는 단어의 사용빈도도 크게 늘었다. 특히 지난해 4월 뉴욕시가 실내 전자담배 사용을 금지시키면서 이 단어 사용이 급증했다.
사회적 문제를 꼭 집어 표현한 단어들도 있다. 옥스퍼드는 각각 2012년에 'omnishambles(총체적 난맥상)'을, 2011년에는 'squeezed middle(쥐어짜인 중산층)'을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omnishambles는 영국의 TV 풍자쇼 '더 트릭오브 잇'에서 2009년 처음 사용한 단어다. '모든 것'을 뜻하는 omni와 '혼란상태'를 뜻하는 shambles를 합성한 것이다. 영국 정부의 미흡했던 런던 올림픽 준비와 BBC 방송의 오보사태 등을 설명하면서 이 단어가 사람들의 입에 여러 차례 올랐다.
squeezed middle은 영국 노동당 당수인 에드 밀리밴드가 BBC 라디오에서 제일 처음 사용했다. 월스트리트 점령 시위를 상징하는 'occupy'와 아랍의 민주화 운동을 나타내는 '아랍의 봄(arab spring)' 등을 밀어내고 올해의 단어에 등극했다. 보수당 정권의 재정긴축으로 인해 중산층들이 위기로 내몰린 시대상황을 표현한 것이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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