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변확대와 정책 연속성 중요해
이를 위해 정부는 연구자 중심형 기초연구비 비중을 현재의 22%에서 지속적으로 확대해 2017년에 3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연구 프로젝트에 대한 평가 작업도 획일적 평가에서 다양한 방법을 도입하겠다고 강조했다. 노벨과학상에 대한 '추억 만들기' 프로젝트가 시작되는 셈이다. 유쾌하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을까. 두 가지 근본적 문제점이 빠져 있어 실망이다.
일례로 정부출연연구소의 비정규직 비중은 30%에 이른다. 10명 중 3명은 고용이 불안하다. 산업계는 기초연구에 나서지 않고 있다. 다른 연구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신분이 불안하니 연구가 제대로 될 턱이 없다. 자신이 언제 쫓겨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연구에만 집중할 수 없다. 저변 확대가 필요하다. 자문회의에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보이지 않았다.
1973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이바르 예이버(Ivar Giaever) 박사는 "인력을 해외로 보내지 말고 국내에서 키우고 가르칠 수 있는 정부 지원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척박한 우리나라에서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 마련이 중요한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보이지 않고 '톱클래스 과학자 1000명 육성'이란 숫자타령만 강조하고 있는 꼴이다.
'언제'에 초점이 맞춰지면 결과와 성과에만 매몰된다. 정권이 바뀌면 흐지부지될 게 뻔하다. '어떻게'에 방점이 놓이면 과정을 통한 장기적 시스템 마련이 가능하다. '2025년 1000명 톱클래스 과학자 육성'은 '어떻게'보다는 '언제'에 강조점이 찍혀 있다. '어떻게'라는 정책의 연속성이 절실하다. 노벨과학상의 추억은 기초과학 연구 환경 개선과 정책 연속성이 있을 때 가능한 일임을 알아야 한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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