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일본가는 신동주 vs 한국오는 신동빈…전세 바뀔까

왼쪽부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3일 신동주 전 부회장 일본 출국, 신동빈 회장은 귀국 유력
각자 한국과 일본서 어떤 행보 이어갈지 초미의 관심사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롯데가(家)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엇갈린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 29일 전격 입국한 이후 국내서 여론전을 유리하게 주도했던 신 전 부회장은 3일 일본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그간 반 신동빈 세력이 한국에 모두 집결했음에도 홀로 일본에 남아있던 신 회장은 같은 날 귀국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각자 어떤 입장을 내놓을 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 회장의 귀국을 놓고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앞두고 준비작업을 모두 끝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서의 행보가 분쟁 해결에 중요한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태가 단순히 형제들 간 싸움을 넘어서 부자간 전쟁에서 가족, 친지들까지 동원되고 있는 양상이어서 쉽게 화해의 물꼬가 트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극적인 타협을 모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신 전 부회장은 2일 SBS와의 인터뷰에서 3일 일본으로 출국한 후 우호지분 확보를 위해 광윤사 등을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에서의 역할은 어느 정도 끝낸 것으로 판단, 일본으로 넘어가 우호세력 결집에 나서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표 대결로 가게 될 경우 자신이 유리하다고 다시한번 공언했다.

그는 "롯데홀딩스 최대 주주는 광윤사, 그 다음이 우리사주로 두 개를 합하면 절반이 넘는다"며 "우리사주 찬성이 있으면 지금의 이사진을 모두 바꿀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주총회에서 승리할 경우 나를 따르다 해임된 이사진을 복귀시키고 신격호 총괄회장을 다시 대표이사직으로 돌려놓겠다"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달 28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주도로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에서 해임된 상태다.

반면 신 회장은 내일 귀국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또 가족문제로 국민들께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사과문 형식의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신 전 부회장이 총괄회장과의 대화 육성과 문서 공개로 수세에 몰렸던 신 회장이 귀국 후 즉각 반격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즉, 그의 귀국 이후 행보가 롯데 경영권 분쟁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일본 롯데홀딩스는 지난달 31일 주주총회 소집 안내장을 주주들에게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장기업인 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19%를 가진 최대주주로 주총에서 형제간 표 대결은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진다. 승리하는 쪽이 일본은 물론 한국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차지하게 돼 이번 사태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일본의 경우 비상장기업은 주총 개최일 일주일 전에 안내장을 발송하면 된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