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빌딩 투자컨설팅 업체인 원빌딩부동산중개에 따르면 대기업 임원인 A씨는 올해 초 서울 상수동에 있는 연면적 550㎡ 지하 1층 지상 7층 사무실 건물을 매입했다. 매입가격은 28억3000만원이다. 이 중 보증금이 2억원이며 은행에서 연 이자율 3%로 24억원을 대출했다. 실제 구입자금은 2억3000만원이 소요됐다.
물론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다. 대기업 임원으로 오랜 기간 근무하고 있어 은행에서 높은 신용을 인정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막대한 금액의 대출을 감행할 수 있었던 것은 매입한 빌딩이 역세권인데다 강변북로 진출입이 용이한 입지여서 사무실 수요가 확실히 뒷받침되리란 판단이 작용했다. 투자 가치 면에서도 인근의 당인리 발전소 공원화 계획이 추진되고 있어 양호하다고 본 것이다.
김윤수 원빌딩 팀장은 “보유한 자금 여력이 더 있는데도 일부러 저금리를 활용하기 위해 은행 대출을 최대한 받은 경우”라면서 “사전에 충분한 조사를 통해 사무실 수요를 확인하고 매입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2013년에는 연예인 C씨가 서울 한남동의 37억원짜리 빌딩을 사면서 26억원의 대출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올 들어 금리가 추가로 인하되면서 빌딩 거래는 크게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수익형 빌딩 중개 전문회사인 리얼티코리아 조사를 보면 올해 1~6월 중소형 빌딩 거래 건수는 47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59건에 비해 30%가량 크게 늘었다.
김 팀장은 “최근에는 어떤 매수자든지 빌딩 가격의 30~50%가량은 대출을 받는다”면서 “아파트 한 채 판 돈이면 은행 대출을 지렛대 삼아 빌딩을 살 수 있기 때문에 매매가 크게 늘고 있다. 최근에는 물건이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렇다고 무턱대고 뛰어들어서는 안 된다. 역세권 여부와 임대 수요 등 입지 조건을 철저히 따져봐야 하며, 본인의 자금 계획도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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