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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사태]1번 환자, 누가 그에게 돌을 던질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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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확진자도 피해자일뿐..'여론 돌팔매'는 안돼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국내 첫 확진환자(68)가 바이러스를 극복, 지난 29일 오후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지난달 20일 첫 확진판정을 받은 지 40일만이다.
30일 국립중앙의료원에 따르면 이 병원에서 치료 중인 최초 확진자는 지난 8일부터 23일까지 다섯 차례에 걸친 메르스 유전자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 객담 검체는 물론 대ㆍ소변에 대한 유전자 검사에서도 바이러스는 검출되지 않았다.

다만 퇴원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40일간 병상에서 산소호흡기로 연명한 탓에 등에는 욕창이 생겼다. 기관 삽관으로 인해 목에는 구멍 자국이 선명하다. 조준성 국립의료원 호흡기센터장은 "첫번째 환자는 팔 다리만 겨우 움직일 수 있는 상태"라며 "퇴원은 환자 스스로 식사를 하는 등 자신을 돌볼 수 있을 때 가능한데 오랫동안 누워있어 재활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필담 정도의 의사소통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경을 헤매던 그를 치료한 의료진들에게는 또다른 걱정이 생겼다. 그가 퇴원 후 자칫 여론의 돌팔매질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병상에는 '1번'이라는 꼬리표가 달려 있다. 1번이라는 숫자는 대한민국을 메르스 공포로 몰고간 '원죄'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하지만 1번 환자는 아직 자신이 메르스를 국내로 유입한 장본인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지난달 20일 첫 확진 판정을 받고 곧바로 격리병원으로 옮겨져 한 달이 넘도록 외부와 단절된 채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인 탓이다.

의료진도 이런 사실을 그에게 알리지 않고 있다. 환자 본인이 바이러스 유입자라는 사실을 알 경우 스트레스로 인해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의료진들은 1번 환자가 메르스 확진 전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사실을 의도적으로 숨기지 않았다고 했다. 메르스라는 생소한 질병의 이름조차 알지도 못한 채 이 병원, 저 병원을 찾아다니며 이유를 알 수 없는 고열과 호흡곤란을 겪은 환자이자 메르스 피해자라는 것이다.

의료진들도 메르스를 모르긴 마찬가지였다. 이달초 방한한 세계보건기구(WHO) 합동평가단은 국내 메르스의 급속한 확산요인에 대해 "보건당국과 의료진의 신종 감염병에 대한 인지 부족"을 첫째로 꼽았다.

그런데도 여론은 1번 환자에게 돌을 던질 태세다. 메르스로 인해 벌써 33명이 숨진데다 지난 한 달간 감염병 공포로 수십조원의 경제손실이 예상되는 탓이다. '메르스 불황'에 대한 모든 책임이 1번 환자로 향할 공산이 크다. 조 센터장은 "요즘처럼 해외여행이 빈번한 시기에는 누구나 외국에서 감염병에 걸릴수 있다"며 "환자가 회복돼 사회로 돌아가더라도 심한 질타와 비난은 삼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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