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척결 앞장선 李총리 사퇴 앞두고 "공무원들 사기 바닥"
세종시에 근무하는 A국장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성완종 리스트'가 정국을 뒤흔든 지난 2주일 동안 가장 혼란스러웠던 이들은 세종시 공무원들이다. 특히 이완구 국무총리의 금품수수 의혹이 이번 사태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공무원들의 복잡한 심경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부정부패 척결'과 '공직사회 기강 강화'를 직접 주도했던 이가 다름아닌 이 총리였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공직사회의 리더들이 본보기로 삼을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C서기관은 "총리와 장관이 솔선수범하면 간부들과 일반 공무원들의 기강은 자연스럽게 잡힌다"며 "이번 사태가 이 총리는 물론 공직사회 전체에 깊은 상처와 교훈을 남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루 빨리 후임 총리가 취임해 국정에 전념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D차관보는 "앞으로 후임 총리 인선이 걱정된다"면서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고 잡음 없이 국정을 안정시킬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 필요한 총리는 화려할 필요도 없고, 꿈이 큰 인물도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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