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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논리다] ‘~한 것이다’를 피해야 할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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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안정효 작가는 글쓰기 강연에서 “할 수 있는 한 ‘할 수 있는 것’을 없애라”고 권한다.

우리 말과 글에 ‘~고 있다’ ‘수’ ‘것’이 지나치게 자주 나오니, 이 단어를 줄이고 다른 표현을 쓰라는 말이다.
‘것’을 너무 자주 쓰는 것도 거시기하다. 거시기는 사투리가 아니라 ‘이름이 얼른 생각나지 않거나 바로 말하기 곤란한 사람이나 사물을 가리키는 대명사’다.

‘~것이다’도 거시기처럼 쓰임새가 다양하다.

우선 ‘~ㄹ 것이다’는 예정, 추측, 의지 등을 나타낸다.
▶나는 내일 부산으로 출장을 갈 것이다. (예정)
▶그는 지금 PC방에서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을 것이다. (추측)
▶나는 올해 몸무게를 5㎏ 줄일 것이다. (의지)

‘~ㄴ 것이(었)다’는 뜻을 강조하거나 부연하는 데 쓰인다.

▶술 한 잔 하자고 만났더니 그는 그날 “한 잔만 더, 한 잔만 더” 하면서 밤을 꼬박 새우는 것이었다.
▶원수는 외나무나리에서 만난다더니,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그 놈과 딱 마주친 것이다.
▶엘리베이터를 탄 그는 깜짝 놀랐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그 여인과 마주친 것이다.

이 표현을 첫 문장에서 쓸 때에는 한 번 더 생각하는 것이 좋다. (이 문장에서 ‘것’을 빼고 ‘한 번 더 생각하는 편이 좋다’고 바꾸면 더 낫겠다.)

왜냐하면 사전에 읽는 사람에게 주어진 정보가 없이 ‘~ㄴ 것이다’로 끝내면 자연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위 예문에서 다음과 같이 전제를 잘라내고 쓴 뒤 읽어보면 이 말이 이해된다.

▷그는 그날 “한 잔만 더, 한 잔만 더”하면서 밤을 꼬박 새우는 것이었다.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그 놈과 딱 마주친 것이다.

예를 더 들어보자.

▶아이는 집에 오자마자 냉장고 문을 열었다. 배가 고팠던 것이다.
▷아이는 집에 오자마자 냉장고 문을 연 것이다.

▶오후 내내 사무실에서 김 과장이 보이지 않았다. 영희는 조퇴한 것이었다.
▷오후 내내 사무실에서 김 과장이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자료)
고종석 ‘고종석의 문장’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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