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알블루시는 지난해 갑작스레 몸의 이상을 느꼈다. 왼쪽 옆구리가 불편했고 혈압도 정상 범위를 벗어났다. 처음엔 그러려니 했던 그녀도 증상이 지속되자 불안한 마음에 현지 병원을 찾았다.
수소문 끝에 그녀는 ‘UAE 군 해외 송출 응급 케이스’로 서울대병원에 의뢰됐다. 첨단 의료기술과 신속한 치료가 현지에 알려지면서, 중동내 한국의료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높아진 덕분이다.
지난해 11월18일 알블루시는 서울대병원을 찾았다. 병원 국제진료센터에서는 그녀의 입국 전부터 차량, 비자, 핸드폰 개통 등 한국 생활을 위한 제반사항들을 세심히 챙겼다. 어머니 등 동행 가족들의 성향에 맞는 호텔도 예약했다.
한달 뒤 그녀는 수술대에 누웠다. 수술은 배꼽에 단 하나의 구멍만 뚫는 ‘단일절개복강경’으로 진행됐다. 수술이 매우 까다롭지만, 비뇨기과 정창욱 교수는 젊은 미혼 여성이 흉터로 받을 후유증을 걱정해 이 수술을 적극 권했다.
정 교수는 작은 배꼽을 통해 넣은 복강경을 천천히 움직이며 소변을 막고 있는 요관 부위를 잘라냈다. 잘려나간 요관 면과 신우는 다시 정교하게 봉합했다. 2mm 정도 굵기의 요관을 제한된 시각의 복강경으로 수술하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의사만이 가능하다. 수술은 계획대로 진행됐고 그녀의 소변은 막힘없는 길을 되찾았다.
알블루시는 "의사가 남자여서 처음에 많이 망설였다"면서 "하지만 교수님은 항상 친절했고, 흉터도 남지 않게 수술 해주셨다. 제게는 참 고맙고 멋진 분"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한국에 머무는 동안 가장 인상깊은 것을 남산타워에서 본 서울의 야경을 꼽았다. 그녀는 “6개월 후 다시 병원을 찾을 땐 한국의 여러 곳을 둘러보고 싶고,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고 말했다.
지난해 12월19일 퇴원한 그녀는 이제 ‘한국의 팬’이 됐다. 한국의료의 우수성을 알리는 ‘홍보대사’로 활동하겠다는 말을 남기며, 인천공항을 통해 3월 3일 UAE 고국으로 돌아갔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