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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호 '청량리 588' 기록 사진, 25년만에 재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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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호 作. 1987년 1월. 청량리 588.

조문호 作. 1987년 1월. 청량리 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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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호 作, 1983년 2월. 청량리 588.

조문호 作, 1983년 2월. 청량리 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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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다큐멘터리 사진가 조문호씨(69)가 1980년대 청량리 588번지 일대를 기록한 작품을 전시한다. 같은 주제로 1990년에 열린 전시를 25년이 흐른 지금 다시 하는 것이다. 당시 언론의 선정적인 보도 탓에 전시 의도를 제대로 살려내지 못한 아쉬움 때문이다. 또한 그동안 미뤘던 관련 사진집도 전시에 맞춰 출간했다.

이번 사진전은 작가가 30여 년 전인 1983년부터 1988년까지 5년간 작업한 서울시 전농동 홍등가의 기록이다. 사회적으로 소외당하고 멸시받아 온 윤락녀들의 따뜻한 인간애와 애잔한 삶에 초점을 맞췄다. 작가는 현장에서 기거하며 그녀들과 소통하려 했다. 그들의 생활을 친근하게 담아내기 위한 접근이었다. 건달들의 폭력 등 여러 난관에 봉착하기도 했지만 사회사적 기록의 중요성을 절감했기에 포기할 수 없는 일이기도 했다. 그는 '87민주항쟁' '인사동 사람들' 등 다양한 기록 사진전을 열었던 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필름 파일을 뒤적이다 옛 기억들을 회상했다. '가난이 지겨워 무작정 상경해 돈 벌려고 곳곳을 떠돌다 사창가까지 오게 됐다'던 누이동생 같은 이들의 눈망울을. '변소 구더기처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몸은 망가져도 살기는 그곳이 더 편하다'는 얘기를. 작가는 "생활고에 찌들어 몸을 팔았던 그들도 어쩌면 시대적 희생양에 다름 아니었다"며 "문제는 그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다. 멸시와 천대로 얼굴조차 마주치기 싫어하는 사람들의 편견을 바로 잡으려 오랜 세월 노력했으나, 그 벽은 너무 두터웠다"고 고백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가 과거처럼 '매춘'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 찬 관음증의 시선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람대접 받게 해 달라는 그녀들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한 사람 한 사람 소중한 인격으로 감싸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19세 미만 관람불가. 25일부터 3월10일까지. 서울 인사동 아라아트센터. 02-733-1981.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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