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을 키우기 위한 여건도 우호적이다. 창조경제를 기치로 내세우고 있는 정부가 권장하는 신사업에 진출할 경우 일정 규모의 인센티브를 제공받는다. 설령 순수 자기자본으로 덩치를 키우고자 하더라도 예전보다 부담이 덜한 조건에서 금융기관을 이용할 수 있다(물론 충분한 담보가 전제되어야 하지만...).
수익 기반을 넓히기 위해 상장사 간 인수합병(M&A)도 활발해지고 있다. 레저용 텐트 및 게임 사업을 영위하는 코스닥 상장사 라이브플렉스는 통신솔루션 전문업체 네이블 인수에 나섰고, NHN엔터테인먼트는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전자결제대행서비스업체 한국사이버결제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이달 알려지며 관련 종목을 들썩이게 했다.
해외에서 활로를 모색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코아로직은 최근 스마트입력장치(SID)와 골프스윙분석기를 미국과 유럽에 판매하기 위한 교두보 마련에 나섰다고 공시했고, 게임빌 등 모바일게임 업체들은 성장 정체 국면에 진입한 국내를 벗어나 해외 영업망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사업다각화 재료 그 자체만으로 투자자들이 지나친 낙관에 사로잡히는 분위기는 경계해야 한다. 현재를 뛰어넘는 미래를 위해 변화를 시도하기보다 사면초가 상태에서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얼마 전 만난 모 코스닥업체 사장이 "그동안 납품해오던 대기업으로부터 IT부품을 공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통보를 최근 받았다"며 "관련 설비가 올스톱 됐다. 내년 상반기까지 태양광 등 신성장사업 부문에서 공백을 메꿀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한 부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스마트폰 판매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관련 부품을 제공하는 상장사들의 라인 가동률이 급감하면서 비슷한 고민을 하는 CEO들이 적지 않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유상증자 성공을 위해 '무리수'를 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분명한 건 단순히 장밋빛 사업전망에 베팅했다가 원하지 않은 결과에 실망한 채 시장을 등지는 투자자들이 또 나와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증권사 모 스몰캡팀장은 "코스닥 시장 분위기가 올해들어 나아지면서 사업 청사진만으로 모멘텀을 형성하는 경우가 다시 나타나고 있다"며 "업체들의 무분별한 공수표 남발도 문제지만 투자자들이 냉정을 유지하고 신중하게 접근하려는 자세도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