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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방위산업, 새로운 수출전략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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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자위대 창설 60주년 기념일을 맞은 일본이 헌법상 집단적 자위권을 인정하는 각의결정을 내렸다. 주변국들은 군국주의에 입각한 결정에 반발하고 나섰다. 눈여겨 봐야할 점은 일본이 무기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해 온 '무기 수출 3원칙'을 개정한 '방위장비 이전 3원칙'을 발표하면서 방위장비청 신설 계획과 동시에 본격적인 무기 수출을 준비한다는 점이다.

방위장비청은 자위대에서 요구하는 무기조달뿐만 아니라 방산 수출과 국제 공동개발을 전담할 예정이다. 규모만도 2000여명의 거대 조직으로 방위장비의 연구ㆍ개발ㆍ수출 업무를 종합적으로 담당하는 기관이 될 전망이다.
일본은 내적 전략도 수정했다. 44년 동안 유지해 오던 '방위장비 국산화 방침'을 '방위생산기술 기반전략'으로 대체했다. 방산 선진국인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국제공동개발ㆍ생산에 맞춰 분업화를 시작하자 국산화를 강조해 왔던 일본도 뒤따라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공동개발ㆍ생산 방식은 자국 기술력을 토대로 무기 획득 정책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점을 우리는 눈여겨 봐야한다.

일본은 벌써부터 움직이고 있다. 선진국과는 과학ㆍ산업기술을 바탕으로 공동개발을 추진하고 중ㆍ후진국과는 기술지원으로 우회적인 방산 수출 전략을 꾀하고 있다. 현재 미국과 신형 수륙 양용차 개발 등 20건의 공동 연구를 이미 진행 중이고 영국과는 공동개발을 위한 정부 간 협정을 지난해 7월에 체결한 바 있다.

이 같은 일본의 정책변화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우선 집단자위권 행사와 맞물린 동아시아 안보와 직접적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또 정책방향의 수정이 국제 공동개발과 생산지원을 통한 우회 수출 전략을 내포하고 있어 방산 수출시장에서 우리의 본격적 경쟁 상대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 방산기업들도 일본 방산기업이 지난달 프랑스에서 열린 국제 방산전시회에 최초로 참가한 것을 놓고 큰 관심을 보였다. 일본은 세계 100대 방산업체에 속한 방산기업들을 6개나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국가 중에서는 가장 많은 숫자로 그 잠재력을 눈여겨 보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방위산업은 지난해 34억달러 방산수출이라는 성과를 올렸다. 올해는 최초로 글로벌 방산강소기업 육성사업을 시행하는 것은 물론 전략적인 수출 품목 육성과 함께 방산 수출 지원을 위한 인프라를 강화하는 등 방산 수출 활성화 정책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한계점도 있다. 소요군 중심의 무기체계 개발로 제한적인 방위산업 정책을 수행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일본이 가세한 국제 방산시장의 변화를 감안할 때 우리 방산 정책은 소극적인 정책보다 새로운 전략적 패더다임 도입을 모색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손자병법의 '군쟁(軍爭)' 편을 보면 "적의 정세변화에 따라 마치 바람, 숲, 불, 산, 구름, 천둥 번개처럼 다양한 변화를 구사할 줄 알아야 승리하기 쉽다"는 전쟁 승리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실제 전쟁에도 유용한 전략이지만 국가성장 동력산업 간의 전쟁터인 방산시장에서도 적용이 가능한 전략이다.

치열한 방산시장에서 경쟁국의 정세변화를 읽고 다양한 전략을 마련할 때 승리할 가능성은 높아진다. 예상보다 빠른 신생 경쟁상대의 급부상과 시장의 급속한 환경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지혜로운 전략의 모색이 필요하다.
최동주 숙명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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