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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실험 준비마친 北 "새로운 핵실험 할 것"… 방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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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사진으로 공개된 북한의 핵개발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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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4차 핵실험을 예고하고 나섰다. 북한은 30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 로켓 발사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한 것을 비난하면서 "핵억제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도 배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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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외무성 성명에서 이같이 밝히고 "미국은 경거망동하지 말고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경고하며 "조선반도에서 누구도 바라지 않는 파국적인 사태가 초래된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이 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말하는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이란 무엇일까. 북한전문가들은 북한이 언급한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이란 단어를 놓고 우라늄 핵실험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핵위협 강도 달라지는 핵연료= 북한이 우라늄이든, 플루토늄이든 이를 이용한 핵무기를 만들려면 최종단계인 소형화 단계를 거쳐야 한다. 핵무기 보유국이 되려면 4단계를 모두 완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1단계는 핵물질획득과 기폭장치 개발이고, 2단계 핵무기 제조, 3단계 핵실험, 4단계 소형화를 통한 전력화다.
북한의 핵개발과정에서 눈여겨 봐야하는 것이 핵연료다. 핵연료는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이 있다.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무기를 만들려면 원자로를 가동해야 하지만 이는 북한에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발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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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라늄을 이용한다면 북한 내 매장된 우라늄을 무한정으로 사용할 수 있다. 우라늄은 플루토늄과 달리 연기, 냄새, 특수물질의 배출이 없어 감지하기 힘들고 공정이 간단하다.

북한은 2006년 10월9일과 2009년 5월25일에 각각 진행된 1차와 2차 핵실험은 플루토늄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3차핵실험에서는 우라늄을 이용했다. 북한이 우라늄을 이용해 핵무기를 보유한다면 핵위협은 더 커진다.

북한의 우라늄 매장량은 2600만t에 이를 정도로 풍부하고 순도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보유한 2000대의 원심분리기를 가동한다면 연간 40㎏의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즉, 북한이 우라늄을 이용해 핵무기를 개발할 경우 보유할 수 있는 핵무기 수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기폭장치도 문제점이 아니라는 것이 군당국의 판단이다. 북한은 핵물질을 일시에 압축해 핵폭발을 유도하는 내폭형 장치를 집중적으로 개발해 1980년대 후반부터 100여 차례 이상의 고폭실험을 했고 실제 핵실험을 통해 위력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핵무기 제조도 그동안의 시험을 통해 어느 정도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차 핵실험 당시 지진파는 3.6로 감지됐으며 2차 핵실험은 4.5로 감지됐다. 이번 지진파는 4.9 규모로 위력이 더 강해졌다.

마지막 단계는 소형화다. 인도도 지난 1974년 1차 핵실험에 이어 98년 2차 핵실험을 실시한 뒤 핵무기를 소형화했다. 파키스탄도 80년대 중반에 핵물질을 뺀 핵폭발장치 폭발실험을 20여회 실시했다. 이를 기초로 98년 핵실험에서 핵무기 소형화에 성공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소형화시켰는지는 아직 미지수다.

위성사진으로 공개된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위성사진으로 공개된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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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소형화 위한 핵실험 강행하나= 북한은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북핵실험을 강행하는 이유는 숙원사업인 '핵무기 보유국'을 달성하기 위해서다.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면 국제사회에서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북한은 1990년대부터 국제사회와 핵개발을 놓고 밀고 당기는 지루한 싸움을 벌였지만 결국 2006년, 2009년 두 차례의 핵실험을 강행하며 핵보유를 기정사실화했다.

북한은 제4차 핵실험을 할 준비를 모두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지난달 국회 외교·통일·국방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새누리당 원유철 의원의 질문에 "풍계리 일대에 핵실험 준비가 마친 상태"라고 밝혔다.

또 김 장관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대해서도 "동창리 일대 미사일 발사도 기초적 준비 과정을 식별하고 있다"며 "이런 것들이 북한 지도부의 결정에 따라서 이뤄질 수 있다. 과거 사례에서 보듯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은 연계성을 갖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특히 북한은 2006년 10월 1차 핵실험을 하기 석 달 전인 7월에 대포동 2호 장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이어 2009년 5월 2차 핵실험을 단행하기 직전인 3월에는 대의원선거를 치르고 4월5일 대포동 2호 계열의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3차 핵실험도 마찬가지였다. 북한은 지난해 2월12일 3차 핵실험 전날에 서해 미사일발사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신형 장거리 미사일의 사거리 발사시험을 했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4년8개월여 만에 모습을 드러낸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4차핵실험 예고'라는 분석이다. 특히 이날 발사한 북한의 노동미사일은 1차와 2차 핵실험 전후인 2006년 7월5일과 2009년 7월4일에 이어 세 번째 발사한 미사일이다.

북한이 발사한 대포동2호

북한이 발사한 대포동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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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반해 반대의 의견도 많다. 핵을 놓고 긴장감만 높일 뿐 핵실험을 감행하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이다. 국제사회의 제재조치가 예전과 다르기 때문이다.

우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분위기가 예전보다 강경하다. 지난해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와 관련한 대북제재결의를 채택하면서 추가적인 장거리로켓 발사나 핵실험 등이 있을 경우 북한에 대해 '중대한 조치(significant action)'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중대조치가 어떤 형태가 될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지만 예전과는 차원이 다른 경제압박이 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북한의 경제가 더욱 엄중한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이나 한국 역시 북한의 이번 핵실험에 강력한 대응을 예고하고 있어 예전처럼 도발에서 대화로 전환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반적으로 국제사회에 북한의 핵실험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이에 따라 초강력 대북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서서히 형성되고 있어 그동안의 핵실험 때와는 전혀 다른 '대(對)북한식 벌금'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소형화를 마치면 바로 ICBM에 탑재= 북한이 핵실험으로 지금까지 개발한 장거리 로켓에 장착할 수 있는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기술을 손에 넣었다면 북한은 이제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핵미사일 보유국이 되는 셈이다.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해 결국 핵실험을 통한 소형화 과정을 다시 진행할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북한은 2011년 12월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으로 사거리 1만㎞ 이상의 장거리 미사일 능력을 거의 확보했기 때문에 핵탄두의 소형화·경량화를 달성하면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바짝 다가설 수 있다.

북한이 보유한 탄도미사일로는 사거리 300∼500㎞에 탄두중량 770∼1000㎏인 스커드와 사거리 1300㎞에 탄두중량 700㎏인 노동, 사거리 3000㎞ 이상에 탄두중량 650㎏인 무수단, 사거리 6700㎞ 이상에 탄두중량 650~1000㎏인 대포동 2호 등이 있다. 탄도미사일 탄두중량을 고려할 때 핵탄두의 중량을 650~1000㎏로 줄여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 110㎏, 러시아 255㎏, 영국 350㎏, 중국 600㎏, 인도 500㎏ 등이다. 미국은 소형핵탄두를 장착한 크루즈미사일을 개발했고 인도를 제외한 나른 나라는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소형핵탄두 미사일을 운용 중이다.

국내 한 북핵 전문가는 "ICBM에 탑재하는 수준은 아니더라도 북한도 어느 정도 소형화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파키스탄이 500~11000㎏으로 소형화했다는 점에 비추어 (파키스탄과 커넥션이 있는) 북한도 1000㎏ 정도의 소형화는 가능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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