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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님은 카톡 중'…24시간 지시에 감옥이 따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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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SNS 이용한 상사 업무지시 늘어, 사생활 경계없어 직장인 고충 증가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 의류업체 영업부서에서 근무하는 김수연(33·여·가명)씨는 요즘 스마트폰을 보며 한숨을 쉬는 날이 부쩍 늘었다.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카카오톡 때문에 '휴대폰 공포증'까지 걸릴 정도다. 팀장이 부서 카카오톡 채팅방을 개설해 쉴새없이 업무지시를 내리기 때문이다. 외근이 잦은 부서 특성때문인 걸 알고는 있지만 퇴근시간 이후나 주말까지 매출액을 실시간으로 보고해야 해 마음껏 휴식을 취하기도 힘들 정도다. 최근 들어선 PC 카카오톡까지 출시되면서 김씨의 스마트폰이 울리는 일은 더 잦아졌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채팅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활성화되면서 이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휴대폰을 활용한 각종 서비스가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사적 영역에 머무르던 채팅방 등이 업무 영역으로 깊숙히 파고 들면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10월 근로자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보통신기기에 의한 노동인권 침해 실태조사'에서도 스마트폰의 발달이 가져온 환경 변화로 괴로움을 호소하는 직장인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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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근로자의 67.0%가 '휴대전화나 이메일을 통해 휴일·퇴근 이후에도 업무 지시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카카오톡이나 SNS를 통한 업무지시 전달 및 확인을 하고 있다'고 답한 비중은 63.0%로 상당수의 직장인들이 해당 서비스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었다.

직장인들은 이처럼 활용도가 높아지는 정보통신 기술의 부정적인 효과로 개인의 사생활 침해(64.0%), 노동통제 강화(53.7%)를 꼽았다.
인권위에 전자 노동감시로 제기되는 민원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02년 3건, 2003년 9건에 불과했던 민원은 2005년 38건, 2008년 57건에서 2012년 169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10년 전보다 무려 56배나 증가한 수치다.

스마트폰 등의 전자기기가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활용도가 높아질수록 이로 인한 피로증도 함께 늘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 메신저가 최첨단 서비스를 갖추고 업그레이드 되는 것을 직장인들이 마냥 반길 수 없는 것이다. 이용하기 편하고, 접근성이 높을수록 개인용이 아닌 조직용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를 선도하는 카카오톡이나 라인 등의 서비스 가입자가 늘면 늘수록 '채팅방 감옥'에 갇히는 직장인들도 많아지고 있는 셈이다.

직장인 고현일(35세)씨는 "굳이 얼굴을 보지 않고 업무를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갈수록 근무시간과 공간에 대한 개념이 없어지는 것 같아 때로는 이런 기능이 없던 예전 휴대폰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며 "보낸 메시지를 확인하지 않은 것도 알 수 있어 시어머니가 늘어난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국가인권위는 이 같은 현상이 노동자들의 자유를 제한하고 극심한 스트레스 유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고용노동부 등 관련 기관에 대한 제도 개선과 방지대책 마련을 권고할 예정이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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