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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 인천 모자(母子)실종… 헤매는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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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전 세계적으로 실종자의 90%는 스스로 집에 돌아온다는 통계가 있다. 그래서 ‘실종’ 보다는 ‘미귀가자’라는 단어를 쓰기도 한다. 그렇다면 나머지 10%는?. 실종자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이 10%를 생사를 알 수 없는, 더 나아가 어느날 갑자기 증발해버린 것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공상과학영화가 인기를 얻고 UFO를 봤다는 증언들이 섞이면서 실종자들이 외계인들에게 납치됐다는 해괴한 얘기들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실제 UFO 전문가들 중에는 외계인 납치 학설을 여전히 주장하는 이도 있다.
지구의 어느 곳엔선가, 마을은 그대로 있는데 원주민들만 모두 사라져버렸다거나 전장에서 대치하던 부대원 전체가 총기는 그대로 둔채 증발해버렸다는 믿기 어려운 얘기들이 떠도는 걸 보면 분명, 과학적으로 설명안되는 ‘증발’이 존재하는지도 모르겠다.

1991년 세상을 떠들석하게 했던 ‘대구 개구리 소년들’ 사건 역시 증발에 가까웠던 실종사건이었다. 50만명에 달하는 경찰과 군인이 수색작업에 동원되서도 아이들의 흔적이라곤 찾아내지 못했다. 그러다가 결국 11년여만에 아이들이 주검으로 발견되면서 수사는 일단락됐다. 유골 곳곳에 무엇엔가 찍힌 듯한 상처가 타살 가능성을 말해줬을 뿐, 아직도 풀리지않는 영구미제사건으로 남아있다. 차라리 UFO에라도 납치돼 생사를 몰랐던 게 나을뻔했다.

인천 모자(母子)실종 사건이 발생한 지 15일 째다. 성인 남녀가 하루 아침에 증발해버린 것인데, 아직껏 이들을 찾을만한 작은 단서조차 없는 상황이다.가출이나 단순 실종으로 보기엔 두 사람이 한꺼번에 사라진데다, 계약직이던 큰아들이 회사와 재계약을 하루 앞두고 자취를 감췄다는 게 의문이다. 실종이 장기화되면서 범죄와 연관됐을 거라는 추정이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고 살해됐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경찰은 지난 24일 이들 모자의 사진이 담긴 전단지를 배포하고 공개수사를 시작했다. 경찰에 실종신고(16일) 된 지 일주일이 지나서다. 경찰로서는 처음 단순 실종사건으로 치부했다가 22일 작은아들을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하면서 수사방향을 튼 것으로 추정된다. 이마저도 용의자가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나면서 실종자도, 범인도 못찾은 모양새가 돼버렸다.

급기야 수사본부를 차리고 매일 가용경력을 총동원해 실종자 수색에 나서고 있다지만, 만일하나 이들이 시체로 발견되기라도 한다면 경찰의 초동수사 실패를 묻는 비난여론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또 작은아들이 실종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날 경우, 형의 차량을 이용해 강원도를 다녀오고도 묵비권으로 일관한 용의자를 풀어주라고 지시한 검찰도 질타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수사라는 게 결과론적이지만, 경찰이 용의자를 추궁해 자백을 받는데만 매달렸다가 결국은 무기력하게 석방을 한 탓에 스스로 발목을 잡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용의자 집에 대한 압수수색도 26일에야 이뤄져 뒷말이 많다.

이번 실종사건이 미궁에 빠지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경찰은 손떼라, ‘그것이 알고싶다’(SBS)가 해결해 줄 것”이라는 비아냥도 적지않다. 경찰이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하루라도 빨리 증발한 모자의 실종당일 행적이라도 찾아내야 할 때다. 용의자를 특정할 증거를 확보하면 더욱 좋겠고. 범인 잘 잡기로 유명한 대한민국 경찰이지 않는가.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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