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게임업계가 모바일 게임사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협회 만들기에 나서면서 기존 게임협회가 진퇴양난에 처했다. 정부 규제 일변도에서의 역할 부재에 이어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의 갈라서기까지 겹치면서 리더십에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동안 게임협회는 온라인게임사 중심으로 운영이 이뤄졌다. 의사 결정권을 쥐고 있는 부회장사도 모두 온라인 게임사로 구성돼 모바일 게임사가 실질적인 목소리를 내왔다고 보기 어렵다. 지난 5대 협회장사 가운데 모바일 게임사는 한 번도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협회는 그동안 부회장사 7개사로 이뤄진 운영위원회가 모든 의사결정권을 쥐고 회장의 승인을 받는 형태로 행정이 이뤄져왔다"며 "이사사 이하의 지위를 점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사의 역할은 사실상 제한돼 왔던 게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게임협회는 최근 차기 회장 인선이나 '게임'이 빠진 개명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협회는 지난달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로 이름을 바꿨다. 게임사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협회가 협회명에서 '게임'을 뺀 것이다. 게임 개발자 연대(가칭)를 추진하고 있는 한 단체는 성명서를 배포하면서 협회명은 게임산업협회로 되돌릴 것을 주문하는 등 협회명 개명에 대해 반대하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게임산업진흥법까지 만들면서 산업적 위상을 키워 온 국내 게임산업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꼴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협회명에서 게임을 뺀 것은 게임을 죄악시하는 사회적 편견을 협회 스스로 인정하게 된 꼴"이라며 "이번 개명으로 인해 리더십 부재와 협회 무용론 등이 대두되는 등 협회 미래가 암울하다"고 꼬집었다.
조유진 기자 t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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