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3위 스마트폰 제조사 삼성-LG, 이통사 입김에 국내 제품 기능 제한
2일 업계에 따르면 제조사들이 스마트폰에 신기능을 탑재하는 과정에서 이통사들의 반발에 가로막혀 포기하는 경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통사들이 제조사 서비스를 제한하는 게 하루이틀 사이의 일은 아니다. 2011년 출시된 갤럭시S2의 경우 글로벌 제품에는 소셜 허브, 게임 허브, 뮤직 허브, 리더스 허브 등의 기능이 탑재됐지만 국내 제품에는 일부 서비스가 도입되지 않았다. 국내 출시는 무산됐지만 SK텔레시스도 윈2에 보도채널 뉴스를 한국어·영어 음성으로 공급할 예정이었지만 이통사가 다른 뉴스를 고집하면서 일이 틀어지고 말았다.
더 나아가 글로벌 서비스 명칭까지 바꾸는 '황당한' 사례도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퀵 보이스'라는 음성인식 기능을 선보였지만 SK텔레콤이 자사의 음성사서함 서비스인 소리샘의 영문명과 동일하다고 지적하면서 LG전자는 퀵 보이스를 'Q 보이스'라는 명칭으로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퀵 보이스는 자연어 처리 능력이 뛰어나고 반응 속도가 빨라 호평을 받았지만 서비스 명칭 변경에 시간이 걸리면서 LG전자의 마케팅에도 제동이 걸렸다.
업계 관계자는 "제 아무리 삼성전자의 영향력이 커졌다 하지만 이통사 중심의 유통 구조가 바뀌지 않는 이상 제조사는 이통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는 제조사들이 국내에서는 이통사에 쩔쩔매는 이상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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