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펠드금융자문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롬 클레펠드는 최근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기고문에서 최근 불거진 위기도 각국 중앙은행의 경기부양책으로 안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경기부양책의 약발은 일시적일 것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여전한 유럽 위기=세계에서 가장 큰 경제블록인 유럽의 경기가 이미 빠른 속도로 위축되고 있다. 유럽의 실업률은 11%를 넘어섰다. 제조업 경기 동향을 살펴볼 수 있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 10개월 연속 위축됐다. 이는 앞으로 더 악화할 듯하다. 더욱이 유럽의 희망이었던 프랑스ㆍ독일도 경기둔화에서 예외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날로 커져만 가고 금융시스템의 취약성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제한적인 경기부양=중국의 경제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몇 년 전과 달리 경기부양책은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2009년과 달리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하게 밝혔다. 당시 경기부양으로 엄청난 악성부채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역부족인 미국의 경기 회복세=미국의 경우 경제가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자력으로 회복할 수 있을만큼 빠른 것은 아니다. 미 실업률이 낮아졌다지만 최고 실업률에서 겨우 3.6%포인트 낮은 8.2%에 그치고 있다. 고용의 질은 더 악화했다. 비정규직이 늘고 정규직은 감소한 것이다. 미 고용시장이 불안하다는 것은 미국인의 지갑이 얇아졌다는 뜻이다.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한 경제전문가 데이비드 로젠버그에 따르면 세금과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때 미국인의 실질 가처분 소득은 7개월 연속 줄었다. 미 경제가 저축보다 소비에 의존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인의 가처분 소득 감소는 위험한 수준이다.
◆약발 떨어지는 경기부양책=부양책으로 반짝 살아나는 경기 회복세 지속 기간이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새로운 경기부양책이 나와도 효과 기간은 전보다 짧을 수 있다. 더욱이 지난 수차례의 경기부양 사례에서 알 수 있듯 통화정책에 기반한 경기부양책은 자력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일개 중앙은행이 세계가 안고 있는 과도한 부채 자체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은 병의 증상만 완화할 수 있을뿐 병 자체를 치료하지 못한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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