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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국산 럭셔리車, 스토리를 입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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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지난달 16일 현대차 영업사원들이 부부동반으로 국내 최초 6성급인 W호텔에 들어섰다. 1박2일간 이들은 우아한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국내 최정상급으로 알려진 스파에서 몸을 담갔다. 물론 비용은 전적으로 회사에서 부담했다.

회사가 이렇게까지 공을 들인 목적은 바로 럭셔리차 시장 공략에 있다. 럭셔리를 알아야 상류 고객을 제대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요즘 현대차의 최대 관심은 럭셔리 세그먼트에서의 역량 강화다. 이 때문에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데도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정의선 부회장은 청담동 레스토랑 고객들의 성향 파악을 지시하기도 했다. 직원들은 수입차 매장을 돌며 럭셔리차를 집중연구하고 있다.

하지만 노력에 따른 성과는 아직 미흡하다. 소위 수익이 나는 세그먼트로 분류되는 대형 럭셔리차시장에서 갈수록 고객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가 침체돼서 그렇다'는 말로 위안을 건네기도 어렵다. 수입 대형 럭셔리차는 오히려 호황을 구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플래그십 모델 대결에서 국내 완성차업체가 밀리는 양상이다. 대형 럭셔리차에는 자동차업체의 모든 첨단기술이 집약돼 있다. 브랜드의 자존심인 셈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안방시장을 사수하겠다고 최근 밝힌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통계를 보면 이 같은 현상은 더욱 명확하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 에쿠스와 제네시스, KG모빌리티 체어맨 등 국산 대형 승용차 판매대수는 일제히 전년 보다 줄었다. 에쿠스는 지난해 내수에서 1만3489대를 팔아 2010년보다 11.2% 감소했다. 제네시스는 3.4% 줄어든 2만3088대, 체어맨 역시 7030대로 전년대비 14.8% 줄었다.

반면 수입차는 늘었다. 한국수입차협회는 지난해 7000만~1억원 가격의 수입차 판매가 16.2% 늘어난 1만969대, 1억~1억5000만원짜리는 무려 37.9% 증가한 6897대에 달했다고 밝혔다. BMW 7시리즈, 아우디 A8, 메르세데스-벤츠 S시리즈 등 내로라하는 명차들이 이 세그먼트에 속한다. 에쿠스, 체어맨을 떠난 고객들이 수입차로 몰린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전세계 시장에서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질주하고 있는 현대차 입장에서는 이 같은 결과가 뼈아플 수밖에 없다. 원인은 '차를 사야하는 이유'를 찾지 못한다는 점일 것이다. 같은 품질에 가격도 절반이라면 당연히 고객이 몰릴텐데 그렇지 않다.

국내 완성차업체 고위 관계자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브랜드의 스토리텔링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같은 사양, 같은 품질이라고 해도 고객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 '뭔가'가 국산차에는 없다는 얘기다. 이 세그먼트 고객들은 '성능+α'를 원한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럭셔리 문화를 체험하고 상류 고객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차를 설명해줄 스토리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최근 수입차업체에 대한 공정위 조사가 진행중이다. 가격이 뻥튀기됐다는 의혹이 조사의 핵심이다.

"공정위가 조사한다고 구매하려고 마음먹은 고객이 수입차를 안사겠습니까. 럭셔리차 구매 고객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스토리가 담긴 브랜드에 대한 매력일 것입니다."

럭셔리차 연구에 발벗고 나선 현대차 가 되새겨야 할 대목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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