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럭셔리 요트] 이지스함보다 비싼 ‘이클립스’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현존 최대 크기·최고가 메가요트, 건조가 1.4조원 육박
보급함 6척·헬기 3대 동시 저장
미사일도 막아내는 강력한 방어 시스템·탈출용 잠수함까지
러시아 억만장자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주인


메가요트 '이클립스'(사진: www.huffingtonpost.com)

메가요트 '이클립스'(사진: www.huffingtonpost.com)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억대를 넘어 10억원대 초고가 승용차를 타는 오너, 수백억~1000억원대의 전용기를 도입하는 대기업 오너들을 보면 눈이 휘둥그레진다.
하지만 럭셔리 자가용과 전용기는 억만장자들이 기본으로 갖춰야 할 액세서리중 하나에 불과하다. 글로벌 기업의 총수나 국가의 왕자들이 자신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갖고자 혈안인 품목이 바로 요트, 그중에서도 ‘메가요트’라 불리는 초호화 요트다.

전용기는 회사 임원들도 같이 탈 수 있겠지만 메가요트는 말 그대로 부호들의 개인 소유물이다. 한국에서는 아직 요트산업 규모가 작아 관심이 적지만 미국이나 유럽은 물론 신흥 개발도상국들의 부호들 사이에서는 요트 구입이 혈안이 돼 있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고 한다.

최근 STX그룹이 메가요트 시장에 진출을 검토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왔으며, 국내 몇몇 기업들도 이 분야에서 조금씩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세계 최고의 메가요트들을 통해 조선업계의 블루오션인 요트 산업에 대해 들여다 보기로 한다.

메가요트 '이클립스'(사진: www.huffingtonpost.com)

메가요트 '이클립스'(사진: www.huffingtonpost.com)

원본보기 아이콘

◆164m의 거구= 요트산업 전문 사이트인 ‘슈퍼요트닷컴’(www.superyachts.com)이 선정한 ‘2010 최고의 요트’에 1위에 뽑힌 작품이 ‘이클립스(Eclipse)’다.
지난해말 독일 티센크루프 산하인 블룸앤포스 함부르크에서 건조된 이클립스는 허미다즈 아타베이키 디자인이 선박 설계를, 내·외부 인테리어는 영국 테렌스 디스데일 디자인이 담당했다.

이클립스는 러시아의 억만장자이자 영국 프리미어리그 명문구단 첼시의 구단주로도 국내에 잘 알려진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발주를 했다고 해 프로젝트 시작과 동시에 유력 언론과 요트 전문가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입방아에 올려졌다. 건조 과정은 물론 건조 후에도 자세한 성능 등이 여전히 비밀에 가려져 있는데, 블룸앤포스 조선소와 테렌스 디스데일 디자인 홈페이지에도 이클립스에 대한 내용은 언급돼 있지 않다.

길이 164m, 총 1만3000t라는 요트로서는 전례없는 크기의 이클립스는 4대의 디젤엔진으로 평균 시속 22노트, 최대 25노트로 항해할 수 있다. 건조 비용은 당초 한국 돈으로 4600억원선으로 예상됐으나 실제 완성하고 보니 무려 1조4000억원에 육박했다고 한다.

단순 비교를 했을 때 지난 2007~2008년 우리나라 해군이 건조한 이지스함 세종대왕함과 율곡이이함이 7700t에 선체 길이 166m에 폭 21m로, 건조비 1조원이 들어간 것을 보면 이클립스가 얼마나 비싼 요트인지를 알 수 있다.

◆하루 운항비 1억2000만원= 이클립스가 개인 소유다 보니 내부를 볼 수 있는 사람은 아브라모비치에 초청을 받은 극소수의 VIP들에 한정된다. 외신에 따르면 이 요트안에는 총 15개의 초호화스러운 객실이 설치돼 30명이 손님이 탈 수 있으며, 75명의 승무원이 탑승해 요트의 운항과 손님들의 평화로운 여정을 책임진다고 한다.

메가요트 '이클립스'(사진: www.huffingtonpost.com)

메가요트 '이클립스'(사진: www.huffingtonpost.com)

원본보기 아이콘

객실에는 16m 크기의 수영장이 있는데 이 수영장은 손님들이 수영을 즐기기에 가장 적당한 수심을 유지해주며, 필요에 따라서는 선상 파티용 댄스 플로어로도 활용할 수 있다. 선실 내외부에는 영화관, 헤어살롱, 레스토랑 등 갖가지 오락 및 생활편의 시설도 갖췄다.

요트의 후면에는 여섯척의 보급함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며, 선박의 전면과 후면 두곳에 헬기 선착장이 갖춰져 총 3대의 헬기를 동시에 실을 수 있다. 사실상 바다 위에 떠 다니는 초호화 공간인 이클립스의 하루 운항비는 총 1억2000만원에 달한다.

◆ ‘빛을 잃은 권력’= 이클립스는 요트지만 군함에 필적하는, 외부의 군사적 도발로부터의 방어막을 갖추고 있다. 미사일 방어막과 레이다를 구비해 공격이 감행될 경우 이를 선원들이 미리 파악해 항해 코스를 변경할 수 있는 여유 시간을 제공한다. 또한 아브라모비치의 선실과 주요 부문에는 무장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장갑판과 방탄 유리가 적용됐다. 특히 실질적인 공격을 당했을 경우 아브라모비치는 선체 하부에 실려 있는 잠수함을 타고 488m(1600피트)로 잠수해 탈출할 수 있도록 했다.

이토록 강력한 방어 장치를 탑재한 배경에 대해 긴 항해가 가능한 요트이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도발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메가요트 '이클립스'(사진: www.huffingtonpost.com)

메가요트 '이클립스'(사진: www.huffingtonpost.com)

원본보기 아이콘

여기에 또 한 가지. 아브라모비치가 러시아 내에서의 위상 때문에 늘 그의 신상이 위태롭기 때문이라는 설도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 남부지방의 세력가였던 부모 사이에서 1966년에 태어난 아브라모비치는 그가 4살 때 부모가 권력싸움에서 밀려 숙청당해 고아로 자라났다.

멸망한 가문의 자식으로 힘들게 살아온 그는 고등학교 재학시절 모스크바에서 손꼽히는 부호의 외동딸인 현재의 부인을 만나 결국 결혼했고, 장인어른의 로비와 자신의 수완을 덧붙여 소비에트 연방과 민주화한 러시아에서 유력 권력가들의 도움을 얻어 현재의 부를 쌓아왔다.

러시아에서 권력과 부는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법. 특히 최고 권력가의 눈 밖에 나 하루아침에 숙청당한 재벌들을 수십 차례 봐온 아브라모비치는 부를 지키기 위해서는 자신이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를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미래는 누구도 보장해 주지 않는 법. 언제 어디서라도 위협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그로서는 세계 최대·최고가의 초호화 요트를 주문하면서도 군함에 못지않는 생존수단을 갖추도록 했다는 것이다.

요트의 이름이 이클립스인 점도 주목을 끈다. ‘이클립스(Eclipse)’는 ‘(일식·월식의) 식’이르는 뜻과 함께 ‘(중요성·권력 등이) 빛을 잃음’, ‘(일시적)소멸·쇠태·공백’, ‘가리다’ 등 부정적인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왠지 아브라모비치가 스스로 처한 상황을 일컫는게 아니냐는 의문이 든다.



채명석 기자 oricms@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국내이슈

  •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해외이슈

  • [포토] '벌써 여름?'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포토PICK

  •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