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20만원대 휴대폰 출시, '가격파괴 실험' 성공할까?

버블팝

[아시아경제 조성훈 기자]KT가 사상 최저가인 20만원대 휴대폰을 내놓고 출고가 현실화에 나선다는 방침이어서 주목된다. 이는 보조금에 따라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하는 이동전화 가격에 거품을 걷어낸다는 뜻이다.

KT(대표 이석채)는 LG전자의 폴더폰인 '버블팝'(LG-KU3800)을 출시한다고 3일 밝혔다. 이 제품의 출고가는 26만 9500원으로 그동안 국내 출시된 휴대폰 중 가장 저렴하다.

버블팝은 디자인을 강조한 폴더폰으로 사용자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외부 LED와 와이파이 기능을 포함했다. 2.8인치 대화면에 심플한 키패드, 지상파DMB, USIM 금융서비스, 무변환 MP3파일 재생, 유무선통합전화(FMC) 등 기능성도 뛰어나다.

유사한 사양의 제품이 40~50만원대 출고되는 것에 비하면 20만원 가량 더 저렴하다.

현재 이동통신시장의 휴대폰 유통구조는 제조사의 장려금과 이통사의 보조금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다. 제조사들은 단말기의 출고가(이통사에 공급하는 가격)를 실제보다 높게 책정해왔고 추후 장려금을 지급해 단말기 가격을 할인주는 형태를 취해왔다. 여기에 이동통신사들도 일정한 보조금을 더해 실제 소비자들의 구매가를 낮췄다.

문제는 보조금과 장려금의 폭이 유동적이어서 구매가 역시 고무줄처럼 오락가락해왔다는 점이다. 결국 판매점에 따라, 시기에 따라 단말기 가격에 편차가 발생하는 요인이 되어왔다.

자주 휴대폰을 바꾸고 더 싼 휴대폰 매장을 알고 있는 고객에게 혜택이 집중되는 불균형과 차별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통사들도 필요에 따라 보조금을 고무줄처럼 활용해 시장이 온냉탕을 반복하며 혼탁해졌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도 이같은 폐해를 지적하며 이통사의 마케팅비를 제한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애초부터 출고가를 현실화화면 이같은 문제가 크게 해소되며 단말 분실이나 고장시에도 고객부담이 현저하게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KT는 "보조금 경쟁의 폐해가 심화되고 결국 소비자 혜택을 위해서도 장기적으로 출고가 정상화가 바람직하다는 판단에 따라 대승적 차원에서 제조사와 공감대를 형성했다"면서 "이를 시작으로 주요 제조사들을 출고가 현실화에 동참시킬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KT 2일 기준으로 이동전화 누적 가입자수가 16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지난 97년 10월 이동전화 서비스를 시작한 KT는 지난 2002년 5월 누적 가입자수 1000만명, 2009년 12월 1500만명을 각각 돌파했다.

특히 누적가입자 1400만명(2008년 4월)에서 1500만명으로 증가하는 데 소요된 기간은 20개월이 걸린 반면, 1500만에서 1600만으로 증가하는 데 걸린 기간은 11개월로 줄어 가입자 증가속도가 2배 가량 빨라졌다. 이는 아이폰 도입과 무선데이터 요금인하 등으로 촉발된 스마트폰의 보급 확대, 와이파이존 구축과 각종 정액요금제 활성화에 따른 것이라고 KT는 설명했다.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KT 이동전화 서비스 개시 이래 고객 관점에서 단말, 요금제, 네트워크, 고객서비스 등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고자 노력해온 결과 누적 가입자 1600만을 돌파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조성훈 기자 sea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