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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에서 훔친물건들로 전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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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박소연 기자]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관에서 훔친 물건들을 모아놓은 전시가 열리고 있다. 함경아 작가의 개인전 '욕망과 마취'에서는 유명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훔친 커피잔, 접시, 스푼 등 소소한 물건들이 진열장 속에 하나의 작품으로 전시돼 있다.

후추통, 악어인형 등 각종 소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 작가 도벽있나?'싶은 생각이 든다. 작가의 이런 행위는 영국의 대영박물관, 프랑스의 루브르 뮤지엄 등 유명 미술관들이 식민지 국가의 미술품들을 모아 전시하고 있는 것에 대한 일종의 '복수'다.
작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형 뮤지엄들을 관람하며 느꼈던 장소와 소장품 사이의 이질감, 고상함 이면에서 풍기는 위선의 냄새에 반응한다. 권력과 물질을 향한 욕망의 인류사가 예술이란 이름으로 포장됐다는 것.

이집트의 로제타스톤, 그리스의 파르테논, 우리나라의 직지심체요철 등 수많은 고대문화유산들이 자국의 박물관이 아닌 영국, 프랑스 등 강대국의 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이런 박물관이 가지는 아이러니를 역설적으로 표현한다.

작가는 훔친 물건들을 여행지의 비슷한 사물과 바꿔치기해 카메라에 담기도 하고, 식민지국가에서 구해 온 전리품들을 늘어놓고 정물화를 그리던 네덜란드의 화풍을 훔친 물건들로 재현하기도 한다.
그는 "욕망을 채우기 위해 벌여온 폭력과 전쟁, 약탈로 얼룩진 역사에 대해 사람들은 별다른 죄의식없이 무감각하게 받아들이거나 정당화 시켜오지 않았나"하는 의문을 던진다. 또 "마치 욕망이라는 마취제를 맞고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처럼 느껴진다"고 말한다.

정작 작가 자신은 소소한 물건들을 훔친 죄의식에 시달린다. '어느날 엄마가 말했다 너 그러다가 죽을때 죄덩어리가 발목에 묶여서 하늘에 못 올라가는거 그거아니'라는 긴 제목의 작품을 통해 '예술적 절도'에 대한 가책을 표현한다. 작가의 이런 양심적 가책은 이 전시가 완성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전시는 다음달 25일까지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다.(02-733-8945)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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